조사 기간 오래 걸리고 준사고로 분류돼 결과 나와도 과징금 수준 예상
사고 소식 후에도 주가 흔들림 없어

아시아나항공 A350 9호기.(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A350 9호기.(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 사진=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를 코앞에 둔 아시아나항공이 활주로 침입 문제로 일본 항공당국과 국토교통부의 조사를 받게 됐다. 그렇지 않아도 식어 있는 인수전에 자칫 찬물을 끼얹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21일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관제탑 허가 없이 활주로에 진입했다가 제지를 받은 사실이 22일 알려졌다. 사고는 없었지만 일본 항공당국은 해당 사건을 중대 사건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고, 한국 국토교통부 역시 ‘준(準)사고’로 파악하고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해당 소동이 큰 사고가 아닌데도 관심을 모으는 것은 하필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 때문이다. 채권단은 이르면 2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입찰공고를 낼 계획인데 이런 와중에 항공당국의 조사가 이뤄지게 된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사고가 인수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지만, 항공업계에선 별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주류를 이룬다.

한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사가 이뤄진다고 해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샌프란시스코 사고 때와 달리 중대한 사고는 아니다”라며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항공경영 전문가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해당 사건은 준사고로 분류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일 때문에 과징금 부과 등이 이뤄질 수 있겠지만 경영에 크게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며 “인수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이번 활주로 진입 사건에 대한 결론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고에 대한 조사 자체가 결론을 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외국에서 발생한 경우 시간이 더 지체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지난해 5월 터키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과 터키항공의 접촉 사고 역시 아직까지 결론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사고를 둘러싼 시시비비도 아직 가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일본 관제탑에선 아시아나항공 기장이 허가 없이 진입을 했다고 하지만, 기장 및 부기장 입장에선 커뮤니케이션에 오류가 생겼거나 정확히 관제탑의 지시를 듣지 못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조사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설사 결과가 나와도 샌프란시스코 사고와 같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경영상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를 이룬다. 실제로 사고 소식이 전해진 후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오히려 오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차분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일본 당국에서 진행하기로 한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매각과 관련해 채권단 측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오키나와 소동이 아니라 오히려 인수전 그 자체다. 얼마나 많은 기업을 끌어들여 인수전을 뜨겁게 만들지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초창기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곳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게 된 상황에서 어떻게 활로를 뚫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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