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가입자 상당수 공시지원금 선택···중장기 ARPU 올라갈 듯

KT 5G 첫 가입자 모습. / 사진=KT
KT 5G 첫 가입자 모습. / 사진=KT

이동통신 3사의 2분기 실적이 5세대(5G) 마케팅비용 등으로 크게 하락할 전망이다. 5G 가입자 유치 경쟁에 따라 늘어난 공시지원금과 보조금이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하반기에도 5G 점유율 경쟁으로 마케팅비용 증가는 이어지겠지만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실적은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 달부터 이통 3사의 올 2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LG유플러스는 최근 꾸준히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2분기 실적은 하락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유플러스의 2분기 매출액을 3조173억원, 영업이익을 1560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1%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LG유플러스의 실적 부진은 마케팅비용 증가에 따른 것이다. 2분기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모델 공시지원금 최고치는 61만5000원, LG전자 V50씽큐는 57만원으로, 그에 따른 마케팅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LG유플러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14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6%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LG유플러스가 지난달 5G 가입자 점유율에서 30% 정도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 성장 측면에서는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최 연구원은 “화웨이 통신장비 이슈는 큰 문제가 아니다”라며 “5G 시장에서 30%대 점유율을 앞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가 향후 성장 동력의 핵심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외에 SK텔레콤과 KT 모두 공시지원금과 보조금을 늘린 것이 실적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5G 가입자 유치 경쟁이 심화하면서 지난 5월 V50씽큐 출시와 함께 이통사의 공시지원금이 크게 늘어났다. SK텔레콤은 V50씽큐에 최대 77만3000원의 공시지원금을 책정했다. KT는 최대 60만원을 책정했다.

이동통신 3사의 공시지원금 확대는 5G 점유율 경쟁 때문이었다. 5G 상용화 첫 달인 4월에는 KT가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을 누르고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4월 KT의 점유율은 39%, SK텔레콤은 35%, LG유플러스는 26%였다. 하지만 V50씽큐가 출시된 5월에는 SK텔레콤의 점유율이 다시 1위로 올라섰다. SK텔레콤은 41%까지 점유율을 올렸고 KT는 32%, LG유플러스는 27%를 기록했다.

그러다 지난달에는 만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 KT의 점유율이 대동소이해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SK텔레콤 점유율은 약 40%, LG유플러스와 KT는 30% 정도의 점유율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됐다. 점유율 2위 자리를 놓고 이통사 간 신경전이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프리미엄급 5G 단말기와 함께 보급형 5G 단말기까지 출시되면 이통 3사는 5G 가입자를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또 한 번 공시지원금과 보조금 출혈을 감내할 것으로 보인다. 한 번 가입자를 유치하기만 하면 5G 요금제에 대략 2년 정도 묶어둘 수 있어서다.

통신업계는 이에 따라 하반기까지 실적을 큰 폭으로 올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초반 기선제압을 위해서 투자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에 소폭이나마 반등할 수는 있을 것으로 이통사는 내다봤다. 공시지원금을 선택한 5G 가입자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5G 가입자들은 무제한 데이터 이용이 가능한 고가 요금제에 많이 쏠려 있다. 게다가 이들 대다수는 공시지원금을 선택했기 때문에 가입자당 월 평균 매출액(ARPU)이 올라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공시지원금은 단말 할인이라고도 불리는데 단말기 출고가에서 이통사가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일부 비용을 할인받아 구매하는 제도를 말한다. 반면 선택약정할인제도는 요금에서 25%를 할인받는 제도다. 약정 기간은 12개월·24개월 두 가지 중에서 고를 수 있으며 공시지원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대신에 요금에서 할인을 받는 제도다.

단말기를 이통사에서 구입할 때는 혜택을 받기 위해 공시지원금과 선택약정할인 중에서 하나를 골라 구매하게 된다. 선택약정할인율이 25%로 상향된 후에 가입자들은 공시지원금보다 선택약정할인제도를 선호해 왔다.

그러나 고가의 5G 단말기에 공시지원금이 많이 실리자 요금 할인을 포기하고 공시지원금을 선택한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장기적으로는 이통사 이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고가 요금제를 25% 할인 없이 2년간 사용하는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ARPU도 함께 올라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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