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메모리 값 올라도 못 웃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 윤시지 기자(sjy0724@sisajournal-e.com)
  • 승인 2019.07.22 17: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日규제 이후 '사재기' 심리···D램 현물가 3주 동안 23% ↑
단기적 실적 반영 미지수···日규제 장기화하면 마이크론 반사이익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일본 수출 규제조치로 메모리 가격이 모처럼 오르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표정은 어둡다. 단기적으로 메모리 고정거래가격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미미한데다가 재고를 축소할만한 수요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일본 정부의 규제 조치 장기화 시 제품 양산 차질로 인해 경쟁사에 반사이익을 안겨줄 수 있어 온전히 호재로 누리기 어려운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재고 수준은 2~3개월 가량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PC, 스마트폰, 서버, 데이터센터 등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으며 D램 공급사들은 3개월치 재고를, 낸드플래시의 경우 2~3개월치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했다. 장기적인 가격 상승 요인했다. 장기적인 가격 상승 요인은 부재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2주간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소폭 상승한 것을 두고도 일시적 가격 상승으로 분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본 수출 규제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양산차질을 우려한 일부 업체가 투기적인 거래를 단행했다는 추정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PC용 DDR4 8기가비트(Gb) D램의 현물 가격이 3.736달러로 지난달 고정거래가격 3.31달러에 비해 12.8% 올랐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된 지난5일 이후 17일 동안 23.3% 오른 가격이다. 64Gb 멀티플레벨셀(MLC) 낸드 플래시 현물가격은 2.439달러로 이달 초 가격보다 6.1% 가량 올랐다.  

일각에선 일본 규제로 인해 반도체 가격 반등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지만, 업계는 재고를 축소할만한 실질적인 수요로 분석하지 않는다. 모처럼의 가격 반등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표정은 어두운 이유다. 반도체 현물가격 상승으로 인해 양사의 단기 주가는 소폭 상승했으나, 이 같은 상승세가 실적에 반영될지 도 불투명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물 거래량은 비중이 상당히 작고 낸드 플래시의 경우 웨이퍼 가격 상승이 칩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등 괴리가 크다”며 “이번 현물가격 급등 현상이 모바일, 서버용 D램 등 제품의 고정거래가격 상승으로 이어질지 판단이 안 선다. 한일관계 불확실성에 따른 노이즈가 많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특정 제품 문의에 대한 소수 거래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거래량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통상 반도체 현물가격은 고정거래가격에 비해 먼저 움직이는 경향이 있지만 증권가는 이번 가격 급등 현상이 재고를 털어낼 실질적인 수요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수출 규모는 감소세가 이어졌다. 관세청이 발표한 수출입현황에 따르면 이달 1~20일 한국의 잠정 수출액 중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2%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올 들어 매월 20~30% 감소 추세를 보였다. 지난 6월 24.3%에 비해 감소폭이 더 커졌다. 

단기적인 호재는 부재한데다가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해 경쟁사에 반사이익을 안겨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를 장기화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순도 불화수소를 확보하기까지 평균 90일 기간이 소요되면서 제품 생산계획에 차질을 겪을 수 있다. 양사 임원은 일본으로 출국해 현지기업과 접촉하고 국산 고순도 불화수소 테스트에 속도를 내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태다. 다만 뚜렷한 해결책은 아직까지 내놓기 어려운 모습이다. 일본 정부가 해외 공장을 통한 수입에 대해서도 심사를 진행하는 데다가, 소재 국산화 작업 역시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까닭이다. 

일각에선 3위 경쟁사인 마이크론이 반사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블룸버그 등 일부 외신은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본산 소재 국산화 작업에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경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르고, 이 수혜가 마이크론에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다만 이승우 연구원은 “마이크론을 비롯한 업체들이 현물가격 비중은 아주 적어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일본 수출 규제라는 불확실성이 있는 한 이번 메모리 가격 급등 현상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시지 기자
IT전자부
윤시지 기자
sjy0724@sisajournal-e.com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