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비판 여론에도 ‘강대강’ 대치 상황 이어가···‘新친일’ 공방
여야3당 원내대표 회동서 의사일정 합의 불발···추경안-해임건의안 연계 여부 결론 못 내려

문희상 국회의장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과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과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 사진=연합뉴스

6월 임시국회가 제대로 된 본회의 한 번 열지 못하고 마무리된 것을 두고 여야가 책임공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제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고,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등 대외적 여건도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책임공방만 가열될 뿐 추가경정예산안, 대(對) 일본 대응책 등 마련이 늦춰지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다.

이와 같은 거센 비판 여론에도 여야는 ‘강대강’ 대치 상황을 이어가고 있고, 7월 임시국회 개최와 추경안 처리 등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22일 여야 지도부는 6월 임시국회가 ‘빈손국회’로 막을 내린 것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경안 통과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이에 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신친일(新親日)’‧‘엑스맨’ 등을 언급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해찬 대표는 “일본 수출규제 대응 예산을 포함한 추경이 통과돼야 하는데, 한국당이 끝내 외면했다”고 말했고, 이인영 원내대표도 “89일째 국회에서 추경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한국당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국민 여론과 반대되는 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당은 왜 국민들이 ‘일본을 위한 엑스맨’이라고 비판하는지 자신들의 언행을 곰곰이 되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그는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한일전에서 ‘백태클’ 행위를 반복하는 것에 대해 준엄히 경고한다”며 “우리 선수나 비난하고, 심지어 일본 선수를 찬양하면 그것은 ‘신친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반면 한국당은 여당이 ‘친일 프레임’ 딱지를 붙이며 선동하고 있다고 강력 반발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 정권은 연일 일본과 싸우자고 선동하면서도 어떻게 싸워 이길 것인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청와대와 생각이 조금이라도 다르면 친일파라고 딱지를 붙이는 게 옳은 태도인가”라고 반문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 정부는 무능과 무책임을 ‘일본 팔이’로 덮으려 하고 있다”며 “저성장에 오랫동안 신음했던 일본과 같이 대한민국 경제 현실을 일본화 하고 있는 이 정부야말로 신친일파가 아닌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여당을 향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문제 해결에 앞장서도 시원치 않을 판에 갈등과 대립을 부르는 강경 발언으로 야당을 자극 중”이라며 “민주당은 6월 국회가 빈손 국회인 것이 야당의 정치공세 때문이라고 하지만 명백한 억지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7월 임시국회 일정에 대한 합의도 어려워졌고, 추경안 처리 가능성도 한층 낮아지게 됐다.

이인영(민주당)‧나경원(한국당)‧오신환(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가졌지만 여전한 핵심 쟁점인 추경안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연계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여야 지도부는 상임위, 특위 등은 정상적으로 운영하면서, 물밑 협상을 이어간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입장차가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대립상황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한국당이 정 장관 해임건의안을 연계하지 않으면 어떠한 협상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만큼 협상에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임시국회 일정조차 합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추경안 처리는 불가능해진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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