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영업이익 1조2377억원으로 전년 比 30.2%↑···자동차부문 실적 회복, 금융부문 영업익 감소
인도 시장 '역성장', 중국 시장 부진 등 해외 변수 多···노조 파업도 하반기 변수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 / 사진=연합뉴스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 /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올 2분기 1조23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했다. 매년 감소세를 보이던 영업이익률도 4.58%를 기록해 지난해와 비교해 1.26%p 상승했다. ‘V’자 반등에 시동이 걸렸지만, 외부 변수에 취약한 해외판매부문과 금융부문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2월 해외법인장 회의를 주재하면서 “2019년을 V자 회복의 원년으로 삼아야 하며, 특히 미국·중국 등 핵심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공언한 대로 2019년 상반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6.37% 개선됐다. 하지만 과거 실적과 현대차가 스스로 세운 목표인 ‘자동차부문 영업이익률 7%’를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현대차는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 2분기 매출액 26조9664억원, 영업이익 1조237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1% 늘어났고 영업이익도 30.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3.3% 증가한 9993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시장에선 현대차의 2분기 실적을 매출액 26조3752억원, 영업이익 1조1564억원, 당기순이익 1조649억원으로 예상했다.

◇ V자 반등 시동 걸렸지만 사실상 ‘기저효과’

현대차는 지난 2017년 3분기 1조2042억원 이후 6분기 연속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엔 영업이익이 2889억원에 그치는 ‘어닝 쇼크’와 함께 영업이익률 1.2%를 기록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매출액은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이 급격히 감소해 수익성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실적과 비교하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전 실적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가량의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 자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수익성은 더욱 개선될 필요가 있다. 앞서 현대차는 2022년까지 자동차부문 영업이익률을 7%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올 2분기 자동차부문 영업이익률은 4.9%이다.

현대차 2분기 실적. /도표=조현경 디자이너
현대차 2분기 실적. /도표=조현경 디자이너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현대차는 국내 판매 실적에서 호조세를 보였지만 해외 시장 판매는 부진했다. 현대차는 2분기 내수에서 20만156대를 판매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8.1% 증가한 수치다. 반면 해외에선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한 90만4760대 판매에 그쳤다. 판매 실적 악화에도 매출액이 늘어난 이유를 두고 현대차는 원화 약세 등 우호적인 환율을 꼽았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자동차부문에서 실적 회복에 성공했다. 자동차부문 매출액은 21조2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늘어났으며, 영업이익도 지난해와 비교해 130.3% 증가했다. 이철곤 현대차 IR팀 상무는 “내수 시장에서 신형 쏘나타를 포함한 신차 효과에 힘 입었다”면서 “미국 시장에선 산업 수요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센티브 절감 등 수익성 위주 판매 전략이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융부문과 기타 부문에선 매출액은 각각 유지 및 소폭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보였다. 금융부문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4%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6% 감소했다. 기타 부문은 매출액이 8.6%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이 31.8% 줄어들었다.

금융부문의 경우 환율 변동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철곤 상무는 “금융부문 매출액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및 환율 변동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판매 확대를 위한 판매 관리비 지출도 늘어났다. 현대차는 올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13.7% 늘어난 3조3850억원을 판관비로 사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 출시 등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판관비 지출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 팰리세이드 증산으로 청신호 켜졌지만···하반기 국내외 변수 많아

지난 18일 현대차 노사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를 2공장에서 공동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8월 설비 공사를 시작으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증산 물량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선 2공장의 가동률을 고려해 월 최대 1만5000대까지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미 수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전까지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해 내수 물량을 줄여왔다. 현재 팰리세이드를 주문하면 차를 받기까지 10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사전계약 취소 물량만 2만1000대를 넘어섰다. 결국 1~4월 평균 6000대 이상 판매되던 팰리세이드의 내수 판매 실적도 5월 3743대, 6월 3127대 등 절반가량으로 급감했다.

다만 해외 시장 상황이 연일 악화되고 있어 팰리세이드 하나만으로 돌파구를 찾기엔 무리가 있다. 지난달 현대차는 해외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감소한 31만7727대를 판매했다.

매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는 중국 시장에선 올해도 부진한 모습이다. 2분기 도매의 경우 중국 시장에선 전년 동기 대비 35.1% 감소한 14만여대 판매에 그쳤다. 소매 판매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2% 줄어들었다.

구자용 현대차 IR 담당 전무는 “연간 중국 판매 목표를 86만대로 수립했다. 변수를 고려할 때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일 수 있으나 하반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무분별한 판촉 강화와 인센티브 확대 등으로 무리하지 않고, 중장기적 안목을 갖고 판매전략 기반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공들이는 인도 시장에서도 실적 감소세가 눈에 띈다. 현대차는 엔트리 SUV 베뉴를 인도에서 최초 출시하는 등 시장 확보에 힘쓰고 있지만, 올 2분기 인도 권역 도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다. 소매 판매도 지난해보다 5.7% 줄어들었다.

현대차는 신차 출시 등을 통해 반등을 꾀할 계획이지만, 인도 자동차시장이 ‘역성장’하고 있어 실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지난달 인도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 줄어든 22만5732대를 기록했다.

국내에선 노조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다. 현대차 노조는 16차 교섭에서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29일과 30일 양일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갖고 오는 8월 1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출범할 계획이다.

향후 전망에 대해 최병철 현대차 부사장은 “하반기에도 신차 판매의 본격화와 수익성 중심의 경영으로 연간 4%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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