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정책
꽁꽁이 펄펄로···'6개월 뒤 전매 가능'이 부산 청약시장 살렸다
  • 노경은 기자(nice@sisajournal-e.com)
  • 승인 2019.07.2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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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진구, 고분양가 관리지역일 당시 1대 1 경쟁률도 버거웠던 참혹한 분양성적
고분양가 관리지역서 해제되자 청약 신기록 잇따라 세워
업계 ‘시공사가 투기수요 자극해 흥행 성공’ 지적도
부산 진구에서 분양한 사업장의 청약경쟁률. 관리지역 규제 전후 성적 비교/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부산 진구에서 분양한 사업장의 청약경쟁률. 관리지역 규제 전후 성적 비교/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부산 진구가 지역 분양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정한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해제됨에 따라 청약요건이 완화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오랜만에 지역 시장에서 풀린 분양물량이어서 실수요자의 관심도 높았지만, 계약금만으로 분양권을 쥐고 있다가 웃돈으로 차익을 내려는 투자수요가 적잖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22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18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부산 진구 가야 롯데캐슬 골드아너는 총 2만3049건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평균 60.82대 1의 청약경쟁률을 냈다.

이 지역 청약열기는 올 봄부터 서서히 달아오르다가 이달 중순 정점에 달했다. 5월에는 대림산업이 같은 자치구 내에서 e편한세상 시민공원을 분양할 당시 약 1만5000건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평균 11대 1의 경쟁률을 냈다. 부산 내에선 오랜만에 보인 두자리수 경쟁률이었다. 이후 6월 삼성물산이 같은 진구에서 분양한 래미안 어반파크 청약에 1만 2884건이 접수되며 부산 내 최고 수요 집객 신기록을 썼다. 이후 이달 들어 롯데건설이 해당 사업장에서 직전 최고 접수건수에 견주어 봐도 2배가량 많은 수준의 청약수요를 확보하며 청약열풍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처럼 부산 분양시장 내 기록이 진구에서만 나오는 것은 고분양가 관리지역 해제와 무관치 않다. 실제 진구가 HUG의 관리대상일 당시인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이 지역 분양시장은 수요자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았다. 그 결과 당시 같은 지역 내에서 분양한 사업장인 연지 보해이브 더 파크는 138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33명만이 청약하며 참혹한 분양성적을 기록했고, 이진 젠시티 개금 역시 715가구 공급에 369명만이 지원하며 0.5대 1의 청약경쟁률을 냈다. 결국 부산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줄곧 지역 부동산 시장 활성화와 주거 안정을 위해 국토교통부에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공식 요청했다. 국토부와 HUG는 이를 받아들이며 진구를 포함한 일부 자치구는 지난해 12월 말 조정지역에서 해제됐다.

그러자 1대 1의 청약경쟁률도 버겁게 느끼던 분양시장에서 불과 수개월 사이 청약 광풍이 불었다. 일단 1순위 자격은 청약저축에 가입해 6개월만 지나고 나면 획득할 수 있게 되면서 다수에게 청약 문턱이 열린 영향이다. 또한 입주 때까지 사고파는 게 불가능했던 분양권도 계약 후 6개월 뒤부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업계 안팎에서는 분양권 전매 허용이 청약수요를 대거 끌어들인 것으로 해석한다.

여기에 시공사들은 각종 분양가 지불 요건을 완화하며 수요층 집객에 더욱 힘을 실었다. 대림산업, 삼성물산, 롯데건설은 계약금을 두 차례에 나눠서 납부하도록 하면서 첫 번째 계약금 납부 시에는 1000만~2000만 원만 정액제로 낼 수 있도록 수요층의 초기비용 부담을 줄였다. 또 일부 건설사는 중도금 무이자 대출과 함께 중도금 납부기한을 최소 6개월 뒤로 미루면서 계약금만으로 분양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소액의 계약금으로 분양권을 보유하다가 전매가 가능해지는 6개월 뒤에 웃돈을 붙여 파는 투자수요가 유입되기 좋은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 업계에서는 집값 안정화를 유도하는 정부의 입장과 달리 건설사가 투자 수요를 자극해서 흥행에 성공한 케이스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한편 부산 진구는 현재 도시정비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23개 구역서 총 2만6000여 가구가 재개발 사업을 통해 들어서게 돼 신흥주거타운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노경은 기자
금융투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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