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우리, KEB하나은행 등 고객 사은품 활용···양파즙, 홍보영상 등 이색 활용

이대훈 NH농협은행장(사진 오른쪽)이 강레오 셰프(사진 왼쪽)와 함께 제작한 양파, 마늘 농가 응원 영상/사진=NH농협은행
이대훈 NH농협은행장(사진 오른쪽)이 강레오 셰프(사진 왼쪽)와 함께 제작한 양파, 마늘 농가 응원 영상/사진=NH농협은행

은행권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파 농가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무이자 대출, 상환 유예 등 금융 지원에 국한됐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적인 도움에도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양파 농가들은 과잉 공급으로 인한 극심한 가격 폭락 문제를 겪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양파 재배면적은 2만1756㏊로 지난해(2만6425㏊) 대비 17.7% 감소했지만 지난달부터 적절한 강우량과 28도를 넘지 않는 좋은 기온이 유지되면서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올해 양파 생산량은 총 159만4450톤으로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공급량 증가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8일 기준 양파 평균 도매가는 20㎏당 8400원으로 지난해 보다 5320원이나 하락했다. 최근 5년 평년 가격 1만6780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은행권들이 최근 양파 농가들을 돕기 위한 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8일 KEB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은 양파 소비촉진에 동참하기 위한 ‘양파 구매 전달식’을 가졌다.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은 충남에서 생산한 양파 약 12톤을 구매, 고객사은품으로 제공함으로써 양파 소비를 촉진하고 지역 농산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5일에도 전체 은행 차원에서 양파 120톤을 구매한 바 있다.

신한은행 역시 4일 전국에 분포돼 있는 지역본부와 영업점을 통해 약 90톤의 양파를 구매, 고객 사은품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날 우리은행도 양파 120톤을 구매해 고객 사은품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임직원이 양파 구매 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사내 양파 판매 바자회를 열고 양파 가격의 50%를 지원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고객이 아닌 임직원들을 위한 선물로 양파를 활용한다. 양파 100톤을 구매한 후 보관이 쉽고 여름철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양파즙’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양파를 고객에게 사은품으로 증정할 경우 고객들이 양파를 소진하는데 시간이 걸려 추가적인 구매를 저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양파즙은 임직원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다소 이색적인 공헌활동도 이뤄졌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지난 16일 SNS 홍보모델인 강레오 셰프와 함께 양파, 마늘 농가를 응원하는 ‘우리 양파·마늘을 부탁해’ 영상을 제작, 배포했다.

이 행장과 강 셰프는 양파, 마늘을 활용한 양파쌈, 통마늘새우를 직접 요리하면서 양파·마늘 장아찌 만들기 꿀팁, 양파·마늘의 효능 등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추가로 농협은행은 오는 28일까지 공식 SNS를 통해 영상 속 양파쌈, 통마늘새우 요리의 이름을 짓는 댓글 작성이벤트를 실시한다. 추첨을 통해 300명에게 ‘마늘2.5㎏, 양파3㎏, 삼겹살500g 세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지원을 넘어서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에 직접 소비 활동을 진행하게 됐다”며 “국민들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소비 증진에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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