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웨이 제재’ 완화 요구에 침묵하는 美···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협상
국제경제
中 ‘화웨이 제재’ 완화 요구에 침묵하는 美···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협상
  • 한다원 기자(hdw@sisajournal-e.com)
  • 승인 2019.07.1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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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재개 합의했지만 화웨이, 농산물 문제 등 핵심 쟁점 이견차 여전
中, 강경파 중산 상무부장 협상 대표팀 합류···무역전쟁 장기화 시사
美, 화웨이 겨냥 법안 도입 시도···중국산 제품 추가 관세 강행 고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모습.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모습.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미중 양국이 극적인 협상 재개에 합의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차가 여전히 커 무역협상 타결에 난항을 겪고 있다. 화웨이 제재와 농산물 문제를 놓고 미국 측은 추가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고 있고, 중국은 강경파 중산 상무부장을 협상 대표팀에 합류시키면서 무역전쟁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29일 오사카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을 재개하고 추가관세 부과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특히 미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화웨이에 대한 미국 기업의 부품 판매 허용을 약속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 정부가 판매 승인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놓지 않으면서 양국이 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 겨냥한 법안 마련해 장기전 대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양측의 협상이 늦춰지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화웨이와 관련한 미 정부 대책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 제재에 대한 결론을 내놓지 않으면서 오히려 중국을 더 옥죄는 분위기다. 특히 WSJ에 따르면 미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미 상무부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기업들이 미국 기업의 특허권을 판매하거나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화웨이를 겨냥한 법안으로 특허권 판매·구매 제한 외에도 권리침해 관련 미 연방부가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허락하는 역할도 한다. 이와 함께 미국 의회는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서 삭제하려면 미 의회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화웨이 제재에 대한 법제화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로이터통신의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진행한 국무회의에서 “중국과 최종 무역합의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총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가 필요하다면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농산물 교역 강화하며 미국 압박

이 가운데 중국은 미국이 무역협상 재개 요건으로 여기는 농산물 구매 문제를 놓고 미국을 압박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오사카에서의 회담 이후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유예와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를 대가로 중국의 미국 농산물 구매를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회담 직후 “중국은 미국산 식품과 농산물을 어마어마한 규모로 구매할 것인데, 매우 빠른 시간 내에 이뤄질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이 구매하길 원하는 목록을 제시했으며, 미국 농부들은 엄청한 혜택을 입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은 지금까지 농산물 구매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국 상부는 최근 합류시킨 강경파 중산 상무부장이 막심 오레슈킨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과 만나 양국이 대두(콩)를 포함한 농산물 교역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강경파로 알려진 중산 부장이 무역협상단에 참여하기로 한 상황에서 러시아와 농산물 밀월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중국 언론들은 지난달 중러 정상회담에서 2018년 1070억 달러를 기록했던 교역 규모를 연간 2000억 달러로 늘릴 것을 합의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앞으로 양국간 농산물 거래 강화가 교역규모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을 시사했다. 실제 중국은 미국이 25%의 관세 부과 조치로 미국으로부터 대두 수입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이와 함께 중국은 무역협상 장기화에 대해서도 시사했다. 중산 부장은 지난 15일 인민일보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전투 정신을 최대한 발휘해 우리 국가와 인민의 이익뿐 아니라 다자적 무역 시스템을 굳건히 수호해야 한다”며 “중국 정부가 협상 타결을 위해 서두르거나 미국 측에 백기를 드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다보니 양 정상은 물론 양국 고위급 협상단의 대면 일정은 자연스레 미뤄지고 있다. 양국 무역협상팀은 18일(현지시간) 오후 전화통화를 예고한 상태지만 무역협상이 본격화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바이밍 중국 상무부 국제시장연구소 부주임은 지난 18일 환구시보를 통해 “미국이 무역협상에서 진정성을 보이지 않고 있어 협상 타결을 위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무역전쟁을 빨리 타결시키는 것보다 자신에게 유리한 성과를 내는 게 더 중요한 만큼 완급조절을 하면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 같다”며 “오히려 급한 쪽은 중국인데, 북중회담에 이어 남북미 판문점 정상회담 등 판을 깔아주면서 무역협상을 재개하려는 게 중국 측 생각이었는데 지금 잘 안풀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미국 측도 화웨이 제재를 먼저 또는 별도 풀어줄 가능성은 낮다”며 “빠른 타결은 역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여름을 지나 미국 쪽 금리 인하, 내수 경제 추이 등 현황을 보고 무역협상 타결을 볼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차재원 시사평론가는 “무역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세계경제가 악화된다는 점은 양국 모두 잘 알고 있는 만큼 양국 모두 자국민의 부담을 주지 않는 선을 지키려고 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은 홍콩 시위 등 국내 정치 이슈가 봉착돼 있는 만큼 현상 유지를 유지하면서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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