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황
서울·용산역세권 개발, 추진 의지 강하지만···곳곳이 ‘난관’
  • 길해성 기자(gil@sisajournal-e.com)
  • 승인 2019.07.19 1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메리츠 컨소시엄, 서울역북부 역세권 개발 우선협상자 탈락···결과에 불복하는 소송 예고
용산 마스터플랜 핵심 ‘철도창 부지’ 토양 정화 용역 나서···발주 방식·적정공사비 관련 업계 지적 이어져
19일 업계 등에 따르면  ‘강북판 코엑스’로 불리는 서울역북부 역세권 개발 사업은 우선협상자 선정 과정에서 일어난 논란이 소송전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역북부 역세권 개발 사업 예정지 전경 / 사진=길해성 기자 

서울시가 강한 추진 의지를 보여 기대감을 모았던 서울·용산역세권 개발이 난관에 봉착한 모습이다. ‘강북판 코엑스’로 불리는 서울역북부 역세권 개발 사업은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이 소송전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용산 마스터플랜’ 역시 핵심 지역인 철도창 부지의 토양 정화 용역을 놓고 발주 방식과 적정공사비 문제가 불거져 향후 사업 진행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메리츠 컨소시엄, 금융위 사전 승인 받지 않아 우선협상자 제외돼

19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역북부 역세권 개발은 서울역사 뒤 유휴 철도용지 5만여 ㎡를 업무·숙박·상업·문화시설 등 복합시설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서울시와 코레일은 이곳을 ‘제2의 코엑스’로 개발해 강북의 마이스(MICE)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코레일은 지난 9일 우선협상자로 ‘한화종합화학 컨소시엄을 최종 결정했다. 한화 컨소시엄과 협상을 빠르게 진행하고 이르면 하반기에 착공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코레일의 계획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협상자 선정 과정에서 탈락한 메리츠종합금융 컨소시엄이 코레일의 결정에 불복하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당초 메리츠 컨소시엄은 최고 입찰가인 9000억원을 써내며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점쳐졌다. 하지만 코레일은 우선협상자 선정 당일 “메리츠 컨소시엄이 선정 요건을 만족하지 못해 선정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발표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메리츠 컨소시엄은 ‘금융산업의 구조 개선에 관합 법률’(금산법)을 위반했다. 금산법상 사업 주관사가 금융회사일 경우 비금융회사에 의결권이 있는 주식 20% 이상을 출자하려면 금융위원회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메리츠종금(35%)은 계열사인 메리츠화재(10%)와 함께 메리츠 컨소시엄에 45%를 출자했다. 하지만 메리츠 측은 코레일이 요구한 날짜까지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았다. 코레일이 메리츠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에서 제외시킨 이유다.

이에 메리츠 컨소시엄은 코레일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업 구조와 업무 범위 등을 임의로 가정해서 금융위에 사전 승인을 요청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공모지침서에는 우선협상자가 지정된 후 3개월 이내에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게 돼 있다. 메리츠 측은 일단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후 SPC를 설립하면서 회사별로 출자 지분을 조정해 금산법 위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코레일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률 검토 시 논란을 예상하지 못한 메리츠 컨소시엄의 잘못이 크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메리츠 컨소시엄이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역북부 역세권 개발 사업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내닫는 분위기다.

◇업계, ‘철도창 부지’ 토양 정화 적정공사비 등 각종 문제 지적

서울역북북 역세권 개발과 궤를 같이하는 ‘용산 마스터플랜’ 역시 본격적으로 착수하기도 전에 벌써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용산 마스터플랜은 용산역 일대를 포함해 한강변, 서울역에 이르는 349만㎡ 부지를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개발하는 초대형 개발 계획이다. 서울역과 용산역을 연결하는 경부선을 지하화하고, 코레일 철도정비창 부지 일대에 용산 국제교류업무지구 등을 조성한다는 게 사업의 주요 골자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용산 마스터플랜에서 포함된 사업 중 최근 잡음이 흘러나오는 곳은 과거 용산 국제업무지구로 추진됐던 철도창 부지(37만 9946㎡)다. 코레일이 철도정비창 부지를 민간사업자와의 법정다툼 끝에 돌려받으면서 개발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코레일은 지난해 6월 과거 용산역세권 개발 시행사였던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주식회사(PFV)를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등기 말소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최종 승소한 바 있다. 용산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국제교류업무지구로 개발될 예정이다. 

코레일은 개발에 앞서 철도창 부지에 대한 토양 정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해당 부지는 현재 절반가량이 납·니켈 등 발암물질과 중금속, 기름 등으로 심각하게 오염돼 있다. 또 전체 면적 중 80% 규모의 땅속에 15t 덤프 트럭 2만5000대 분량(37만여㎥)의 폐콘크리트·폐침목·고철 같은 온갖 산업폐기물이 불법 매립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코레일은 1667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용산역세권 개발부지 오염 토양 및 지하수 정화 용역’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코레일의 용역 계획은 발주 방식과 적정공사비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에 휩싸여 있다. 용역이 기본설계를 거치지 않고 설계와 토양 정화를 동시에 진행하는 적격 방식으로 추진돼 시공비와 자재비 등 배정 예산이 부적정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해당 용역은 토양 정화가 전체의 56.9%(948억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토목공사 37.4%, 지하수 정화 3.2%, 엔지니어링 2.5% 등이다.

특히 매립폐기물 처리 단가를 산정할 때 정부의 고시 단가를 적용하는데 시장 단가의 절반에도 못 미쳐 낙찰자에게 적자를 떠넘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나지 않아 업체를 구하지 못하면 사업은 그만큼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구한다고 하더라도 업체가 손해를 보면서 용역을 진행해야 하는데, 주어진 공기에 맞춰 품질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길해성 기자
금융투자부
길해성 기자
gil@sisajournal-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