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실적 부진···매출 견인한 주택시장도 전망 어두워
주가, 2008년 10월 이후 최저···노조 갈등도 풀어야할 숙제

18일 업계 등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이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를 출범시키며 대우건설 매각을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하지만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인해 기업가치 상승이 불투명해 매각까지 가는 길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 사진=연합뉴스

KDB산업은행이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를 출범시키며 대우건설 매각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들어서도 플랜트 부문에서 고전하며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향후 실적전망도 어두워 매각을 위한 기업가치 상승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울러 반발이 심한 대우건설 노조를 품는 것도 풀어야할 숙제로 꼽힌다.

18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재무구조와 수익성이 동시에 약화됐다. 대우건설의 1분기 부채비율은 지난해 4분기(276.8%)보다 34.9% 상승한 311.7%를 기록했다. 이는 10대 건설사 중에서 최고치로 ‘위험’ 수준이다. 차입금은 34.57% 증가했다. 영업 창출 현금 흐름은 마이너스(-) 3231억원으로 시공능력 평가 5위권 내 건설사 중 가장 적은 금액을 기록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2분기 대우건설이 매출 2조1739억원, 영업이익 12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6.7%, 25.1% 줄어든 금액이다. 토목·플랜트 부분 수익성 부진과 분양일정 이월에 따른 매출액 감소 여파가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그나마 실적을 이끌고 있는 주택부분의 성장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 “주택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정부 규제로 재건축 사업 지연, 외곽지 미분양 증가에 따른 매출 인식 지연·마진 악화 가능성 등이 예상된다”며 “주택 매출 둔화로 올해는 역성장이 불가피 하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규제로 인해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됐다고 입을 모았다. 분양물량 축소 대비 분양가 상승효과로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건축·주택부문 매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의 실질적인 도입은 후분양제 추진 단지를 포함, 분양가 하락에 따른 사업성 저하로 주택 분양사업 여건을 보다 악화시킬 것”이라며 “추가적인 분양가 상승이 제한된 상황 하에서는 분양 축소와 향후 주택 매출 간 상관관계는 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어두운 전망은 주가로 연결되는 분위기다. 18일 현재 종가 기준 대우건설의 주가는 4435원으로 연내 매각설이 돌았던 연초(5390원)보다 17.71% 가량 하락했다. 이는 2008년 10월 주가(4300원) 이후 최저치다. 시가총액은 2조원보다 한참 내려간 1조8433억원까지 떨어졌다. 업계는 실적부진 함께 지난해 호반건설로의 매각이 무산되면서 회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이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와의 갈등도 풀어야할 숙제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는 지난 9일 KDB인베스트먼트를 통한 경영참여에 반발, 성명서를 내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산은은 지난해 자금 회수에만 눈이 멀어 매각을 강행하다 결국 좌초했지만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며 “산은이 과거와 같이 경영간섭을 일삼고 낙하산 인사를 단행한다면 노동조합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금호타이어 매각과 호반건설 협상에도 노조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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