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주민·환경단체들 “파쇄석 불법 매립으로 바다 오염 우려”
인도 현지 매체, ‘폐기물 투기’ 일제히 보도···삼성물산 “절차 상 문제 없어, 모두 사실 무근”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이 각종 구설수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국내·외 공사현장에서 불법 매립, 폐기물 투기 등과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삼성물산은 해당 내용에 대해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하지만 관련 이해당사자들은 삼성물산이 과거 폐기물 투기 논란이 있었던 만큼 우려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는 모습이다.

18일 업계 등에 따르면 문제가 된 지역은 동해안 해돋이 명소로 알려진 강원도 강릉시 안인지 일대다. 현재 5조가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강릉 안인화력발전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시공사는 삼성물산이다.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은 삼성물산이 매립작업에 쓰이는 파쇄석을 세척을 하지 않은 채 바다에 투하하고 있다며 수개월째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환경단체는 파쇄석에 묻은 오염물질이 바다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논란이 사그러들지 않자 강릉시의회는 안인화력발전소 불법 공사 의혹과 관련해 일반 특위가 아닌 조사권을 가진 조사특위 구성까지 검토하고 있어 파장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매립에 쓰이는 파쇄석을 세척해야한다는 법적 기준이 없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그럼에도 돌을 채취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2~3번 세척을 해서 들여오는 만큼 주민들이 우려하는 그런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파쇄석에 붙은 부사들이 물 위로 다시 올라와 퍼질 수 있는 만큼 방지망까지 설치해 관리하고 있다”며 “강릉시에서 조사가 나온다면 성실히 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의 해명에도 이해당사자들은 아직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분위기다. 과거 삼성물산이 폐기물 투기 의혹에 여러 번 오르내린 전력이 있어서다. 삼성물산은 2014년 8월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 공사현장에서 나온 건설폐기물 수만톤을 인근 지역에 불법 매립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삼성물산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시인했지만, 추후 관계 기관이 진행한 현장 점검 및 성분 검사에서는 건설폐기물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났다. 2011년에는 울산-포항간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다량의 건설폐기물을 불법 매립했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당시 적발된 삼성물산 관련자들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대법원에서 무혐의를 받아 폐기물 관련 논란에서 가까스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외에도 과천 주공7단지 재건축, 삼성본관 리모델링 현장에서는 당시 석면철거 작업이 안전조치 없이 진행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해외에서는 폐기물 투기 논란에 휩싸였다. 마하나가타임즈, 힌두스탄타임스 등 인도 현지매체들은 지난 16일 삼성물산이 지난해 준공한 인도 노이다 공장 신축공사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을 불법 투기한 사실이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노디아는 인도 내에서도 환경오염도가 가장 심각해 인도 정부에서도 예의주시 하고 있는 지역이다.

보도에 따르면 노이다 치안 법원은 해당 내용과 관련된 인도 중앙오염통제위원회의 권고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삼성물산은 총 3건을 위반했다. 허가받지 않은 장소와 힌돈강 근처에 폐기물과 쓰레기를 버리고, 먼지 유발을 막을 수 있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에 노디아 치안 법원이 삼성물산에 총 150만 루피(약 2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삼성물산 측은 인도 폐기물 관련 내용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관할 지자체로부터 승인을 받고 임시 야적장에 쌓아뒀는데 일부 주민들의 신고로 조사가 진행된 것 같다”며 “지자체에서 문제가 없다고 인도 환경청에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지에서 왜 그런 보도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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