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인베스트먼트 “대우건설 매각계획 없어···가치제고가 먼저”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 “아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관에서 열린 KDB인베스트먼트 출범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1호 자산인 대우건설의 경우 펀더멘털과 경쟁력을 높여 잠재 매수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기업 가치를 높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우건설에서의 핵심과제로는 플랜트 사업 부문 개선과 함께 조직 문화와 임직원 의식 개선을 통한 성과 중심의 조직 문화 정착 등을 꼽았다.

그는 “매각 과정을 거치면서 대우건설 임직원들은 사기저하 문제를 겪고 있다”며 “수주 활동에 있어서의 공격적인 측면과 사업본부와 지원본부 사이의 협업 체계도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형 대우건설 사장에게 ‘사업본부별 독립채산제, 이익배분제’를 제안했다”며 “일을 잘하는 사람은 밀어주고, 못하는 사람은 도태되는 등 보다 인센티브에 기반을 둔 시스템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회사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는 과거 대우그룹 해체, 산은 관리, 금호그룹으로 매각, 다시 산은 관리를 거치면서 대우건설 임직원의 사기가 떨어지고 조직문화가 경직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산은이 구조조정을 위해 설립한 자산관리회사(AMC)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초대 사장으로 이대현 전 산업은행 수석 부행장을 영입하며 전날 공식 출범했다.

이후 지난 8일 산업은행이 운영하는 사모펀드인 KDB벨류제6호에서 대우건설 지분 50.75%를 1조3600억원에 사들이며 1호 자산의 이관을 완료했다.

현재 투자인력 9명과 지원인력 4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는 KDB인베스트먼트는 모회사인 산업은행의 100% 보통주 출자를 통해 70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해 둔 상태다.

이 대표는 국책은행 중심의 구조조정 시장을 민간 중심으로 바꾸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산업은행에는 순환보직과 여러 차례의 감사, 사실상 공무원에 준하는 지위 등 공기업으로서의 제약사항이 많아 KDB인베스트먼트가 출범하게 됐다”며 “정책금융기관과의 협력 체계로 시작해 점차 민간 중심 회사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