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MLCC 부진 지속에 전망치↓···LG이노텍, 광학솔루션사업 적자폭 개선해 흑자 전환 예고
日 화이트국가 리스트에서 韓 제외되면 이미지센서 등 수급 차질 우려도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올 2분기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영업실적 소폭 반전이 예고된다. 잘 나가던 삼성전기가 주력하던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사업 부진에 발목이 잡힌 반면,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사업에서 적자폭을 개선하며 그동안 부진을 만회하고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다만 양사 모두 올 하반기 업황에 불확실성이 가중된 점은 공통적이다. 올 3분기 전형적인 '상저하고(上高下低)' 실적 기조 속에 일본의 수출규제가 불확실성 요소로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화이트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수출규제 품목을 늘릴 경우에는 일본산 부품 및 소재 수급에 더 큰 난항이 예고된다. 

17일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올 2분기 LG이노텍은 매출 1조5000억원, 영업이익 7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이 회사는 11분기 만에 영업적자로 전환하며 114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매출 실적의 절반 이상을 붙들고 있는 광학솔루션사업이 부침을 겪으면서다. 지난 1분기 광학솔루션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34%, 전분기 대비 60% 감소한 666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2분기에 애플의 아이폰 판매 실적이 일부 회복되고, LG V50 씽큐 등 제품이 흥행함에 따라 광학솔루션 부문 적자폭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은 컨센서스를 훌쩍 상회하는 196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초 애플 판매 부진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중국에서 아이폰XR 등 가격 할인을 통해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광학솔루션사업의 적자폭을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TV 대형화와 함께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 매출이 늘어나고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조성돼 실적이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삼성전기는 올 2분기 모듈사업 부문의 매출 규모가 쪼그라들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직전 분기 갤럭시S10 호조세에 힘 입어 모듈사업 부문에서 9512억원의 매출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올 2분기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판매 열기가 주춤하면서 전체 매출 1조9887억원, 영업이익 187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직전 분기 영업이익(1903억원)보다 수익성이 둔화됐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기가 이마저도 못 미치는 167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메라모듈사업이 직전 분기에 비해 쪼그라든 데다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MLCC 실적이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보다 MLCC시장 재고가 많았고, 세트업체들도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과거에 비해 재고를 적게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3분기 실적 ‘상저하고’ 예고…상승폭이 관건

양사 모두 3분기엔 실적 반등이 예고되고 있다. 3분기는 전형적인 IT 제품 성수기다. 삼성전기는 갤럭시노트 물량,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향 물량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특히 이들 신형 스마트폰 모두 후면 트리플 카메라를 채용해 제품 평균 판매단가가 올라감에 따라 카메라모듈사업에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실적 개선 폭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화웨이에 대한 제재는 지속되고 있고, 여기에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라는 불확실성이 끼어들었다. 

박 연구원은 “3분기에 양사 실적이 모두 반등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 개선 폭이 얼마가 될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은 완전히 해소되기 어려운 불확실성으로 분석된다. 내년에는 업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신호도 아직까지 관측되지 않고 있어, 양사에 대한 시장의 전망치가 계속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양사가 카메라모듈사업 성수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의 추가 수출규제 조치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 일본 정부가 이번 소재 수출규제의 연장선으로 화이트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음달 중 조치가 발효될 경우 700여 개의 품목이 개별 수출 허가 방식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 日 추가 제재는 리스크…이미지센서 등 수급 차질 우려

특히 이미지센서의 주요 공급선인 일본 소니 제품 수급이 어려워질 경우 양사 모두 대체 공급망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소니는 이미지센서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는 강자로, 하이엔드급 제품에서 높은 채용률을 자랑한다. 양사 모두 소니 이미지센서를 쓰고 있다. LG이노텍이 애플에 공급하는 일부 카메라모듈 제품에 소니 물량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수출규제를 강화하는 품목이 소재인지 부품인지 확정되지 않았으며, 대체 가능한 제품인지도 알 수 없는 상태여서 예단하기가 어렵다”면서도 “일본이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아니나, 사실상 2주가량 지난 지금까지 수출 승인이 나지 않는 것을 보면 사실상 수출금지 조치가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