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배송 경쟁 안 해도 살아남는 곳 있어
지난해 매출 1000억 넘긴 무신사, 마이스토어 운영하는 서울스토어, 4일 내 도축한 고기만 파는 정육각···온라인몰 난립 속에서 인지도↑

'100조 시장'으로 큰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키워드 두 가지는 빠른 배송과 초저가다. 로켓배송을 하든가, 로켓배송을 못 할 바에야 싸게 파는 전략이 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분야 중 어느 쪽에 속하지 않고도 두드러지는 존재감을 보이는 곳들이 있다. 

우선 무신사다. 온라인 패션편집 숍인 무신사는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신사의 매출은 △2015년 329억원 △2016년 472억원 △2017년 677억원 △2018년 1081억원으로 해마다 각각 43%, 46%, 59%씩 급등했다. 성장 속도로만 보면, 기존 이커머스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쿠팡의 지난해 매출 신장률 65%와 나름으로 어깨를 나란히할 수 있는 수준인 것이다.

이베이코리아와 더불어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영업이익률도 △2015년 29% △2016년 45% △2017년 34% △2018년 24.8%이다. 

/사진=서울스토어 캡처.
/ 사진=서울스토어 캡처.

디유닛이 운영하는 온라인 편집 숍 서울스토어도 있다. 취급 브랜드는 무신사와 다른데, 특징적인 서비스가 있다. 바로 '나만의 편집 숍'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이용자는 서울스토어가 제공하는 '마이스토어'를 오픈하면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의 계정을 운영하듯 원하는 상품을 담은 자신만의 편집 숍을 열 수 있다. 쇼핑몰 내에 개인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갖게 되는 셈인데, 특히 직접 생성하는 '할인코드'를 친구와 주고 받으면서 5%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SNS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소구되는 포인트다. 

/사진=정육각 캡처.
/ 사진=정육각 캡처.

패션만 있는 건 아니다. 프리미엄을 강점으로 내세운 곳도 있다. 온라인 정육점인 정육각은 마켓컬리와 유사하게 '프리미엄 식품관'을 지향한다. 마켓컬리가 신선과 가공 등 식료품 전반을 취급한다면 정육각은 오직 고기만 판다. 고기는 마켓컬리에서도 팔고 대형마트에서도 팔지만 정육각의 고기는 다르다. '초신선 정육점'을 내걸고 있는 만큼 이곳에서 파는 고기는 잡은 지 4일 이내의 신선육들이다. 일반 대형마트에서는 잡은 지 3일에서 길게는 45일 된 고기가 팔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15일에 도축한 삼겹살을 17일에 주문해서 18일에 받을 수 있다.   

같은 삼겹살이라도 두께를 다르게 주문할 수 있다. 얇게, 보통, 두껍, 덩어리고기 등 두께가 4가지로 나뉜다. 실제 정육점에 가서 고기 두께를 선택하는 것과 같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것이다. 초신선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당일·새벽 배송을 한다. 또 배송 시 언제 도축한 고기인지 알려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간을 들여 구매하는 고관여 제품에 대해서는 전문 사이트가 종합 쇼핑몰 중에서도 자신들의 독자적 위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면서 "단 여기저기 온라인 몰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 몰만의 특징을 잘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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