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진, 이성윤, 여환섭, 문찬석 등 물망···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KT 채용 비리 등 굵직한 재계 관련 수사 줄줄이 대기 중

밤늦은 시간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검찰청에 불이 켜져 있다. / 사진=연합뉴스
밤늦은 시간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검찰청에 불이 켜져 있다. / 사진=연합뉴스

검찰총장 인사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이제 관심은 중앙지검장이 누가 될지에 쏠리고 있다. 특히 현재 중앙지검에 갖가지 굵직한 기업 사건들이 걸려 있어, 재계는 총장보다도 오히려 차기 중앙지검장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는 모습이다.

윤석열 후보자가 우여곡절 끝에 결국 검찰총장 자리에 올랐다. 청문회 과정에서 난관이 있었지만 사실상 예상된 수순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그와 함께 새로 검찰 진용을 꾸릴 검사장들의 인사다. 그중에서도 주목되는 것은 ‘검찰의 꽃’이라고 불리는 중앙지검장 인사다.

중앙지검장 인사에는 특히 기업인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중앙지검에는 특수부·공정거래조사부·조세범죄조사부 등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서가 즐비하다. 이들 부서의 수사를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인물은 총장이 아니라 중앙지검장이다. 그래서 중앙지검장 자리에 누가 앉느냐에 따라 기업 수사 분위기가 확 바뀌곤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총장보다는 중앙지검장 인사가 우리와 직접 관계가 있다”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엔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이 대부분 기업 수사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 ▲중앙지검에 굵직한 기업 수사들이 걸려 있다는 점 때문에 재계 긴장감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지금 거론되고 있는 중앙지검장 후보는 ‘소윤’ 윤대진 법무부 감찰국장, ‘자본시장통’ 이성윤 반부패강력부장, ‘특수통 독사’ 여환섭 청주지검장, ‘증권범죄통’ 문찬석 대검기획조정부장 등이다. 일각에서 청문회 영향으로 윤대진 카드가 어렵게 됐다고도 하지만, 그 외에 누가 된다고 해도 기업들에겐 골치다.

게다가 중앙지검에는 현재 굵직한 기업 수사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우선 특수2부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및 증거인멸 관련 수사가 걸려 있다. 관심을 모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조사가 신임 중앙지검장 체제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최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특수3부는 황창규 KT 회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을 겨누고 있다. 황 회장은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 방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건네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엔 경찰이 황창규 회장이 우리공화당 홍문종 의원 측근 등 정치권 인사를 경영고문으로 부정 채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KT에 대한 수사 고삐를 조이고 있어 검경이 모두 황 회장을 노리는 상황이 됐다.

효성의 원전분야 입찰 담합 의혹도 새로 진용을 꾸릴 중앙지검에서 다뤄지게 될지 주목된다. 경기도는 16일 신한울 원전 초고압차단기 입찰에 참여한 효성이 다른 입찰 참여 기업과 입찰 담합에 합의한 정황 등에 대해 수사를 요청하는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 4월 참여연대가 조현준 효성 회장을 탈세 혐의로 고발한 건도 중앙지검에 접수돼 있는 상태다.

코오롱 인보사 사태도 중앙지검 형사2부에 걸려 있다. 형사2부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코오롱 인보사 건은 새로 오게 될 중앙지검장의 지휘 하에 본격적으로 다뤄지게 될 사건 중 하나다.

한 검찰 인사는 “중앙지검장은 휘하 부서에서 다뤄지는 주요 사건들에 대해 훤히 파악하고 지휘하기 때문에, 수사 스타일에도 역시 지검장의 특성이 상당히 반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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