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전세 격차 9배 차이···대출규제로 자금마련은 더 어려워져

/자료:KB부동산 리브온
/ 자료:KB부동산 리브온

서울 아파트 매매전환비용 부담이 2년 전에 비해 1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매매전환비용이란 세입자가 같은 지역의 아파트를 매매로 전환할 때 2년 전 보증금에 추가로 부담해야 할 가격을 말한다. 

16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전환비용은 2년 전 전세 계약 시점 대비 1억1315만원 가량 상승했다. 2년 전 서울 전세 거주자는 2015년 6월 기준 보증금 3억4650만원에서 2억7100만원을 추가하면 6억1750만원대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1290만원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4억6255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려면 3억8421만원이 필요한 셈이다.

황재현 KB부동산 리브온 팀장은 “전세거주 2년 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7.2% 오른 반면 전셋값은 2.0% 오르는데 그쳤다”며 “상승률 차이가 9배로 벌어지면서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기 위한 금액도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2년 전에 전세 계약 대신 아파트를 매입했더라면 내 집 마련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현재 서울 전세 세입자가 아파트로 내 집 마련 전환 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를 받더라도 구입자금은 부족하다. 예를 들어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 8억1290만원에서 LTV 40%를 적용한 3억2516만원을 빌리고, 2년 전 전세금 4억2869만원을 제외하면 5905만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이는 2년 동안 매월 246만원씩 꼬박 모아야 하는 금액이다.

전세자금대출자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차액 상환까지 고려하면 자금은 더 필요하다. 지난 9·13부동산대책 이후 아파트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매매전환비용의 추가 비용 부담은 줄었지만 대출규제로 절대적인 주택구입비용 부담은 여전히 높은 것이다.

아울러 올해 1분기 서울의 ‘KB아파트 주택구입부담지수 PIR’(Price to Income Ratio)는 집계를 시작한 2012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10.5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중간소득계층이 중위아파트를 구입할 때 10년이 소요된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서울 집값이 꿈틀되자 매매전환을 고민 중인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가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황 팀장은 “서울 아파트값이 강남을 중심으로 상승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민간택지까지 확대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등의 추가대책을 검토 중이다”며 “분양가상한제가 확대되면 시세보다 저렴한 아파트 분양물량이 늘어날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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