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 먹는 치질약 발매 2년 만에 시장 석권···2년간 TV 광고방송 등 적극 마케팅 전략 전개
일동제약, 푸레파인 연고·좌제 묶어 시너지 효과···TV 광고로 인지도 올라가 하반기 광고 재개 검토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동국제약과 일동제약이 화장품사업에 이어 치질약 시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동국제약은 치센캡슐 발매 2년 만에 먹는 치질약 시장을 석권했다. 일동제약도 올해 초 푸레파베인캡슐을 시장에 내놓고 기존 연고·좌제와 묶어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국제약과 일동제약은 최근 수년간 화장품 사업에서 경쟁을 벌여 왔다. 양사의 대표 품목은 각각 ‘센텔리안24’와 ‘퍼스트랩’이라는 화장품 브랜드다. 동국과 일동은 지난 2015년 각각 브랜드를 런칭하며 화장품 시장에서 판매고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올 들어 동국제약과 일동제약은 치질약 시장에서도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먹는 치질약만 놓고 보면 동국제약 매출이 다소 높지만, 연고·좌제도 함께 판매하는 일동제약의 올 상반기 추격전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양 제약사는 TV 광고 등 활발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우선 동국제약은 지난 2017년 5월 먹는 치질약 치센캡슐을 시장에 내놓고 활발한 활동을 펼쳐 왔다. 치센캡슐 발매 이전에도 이미 10개가 넘는 '먹는 치질약' 제품이 시장에 나와 있던 상태였다. 하지만 치질약 시장은 주로 연고와 좌제 위주였다.

이에 동국제약은 치질 환자가 최대 750만명으로 추산되는 상황을 전제조건으로 해 대외적으로 숨기고 싶은 치질의 질환적 특성을 감안해 TV 광고 등을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추진했다. 지난 2017년 5월 발매 직후부터 전파를 탄 치센캡슐 TV 광고는 탤런트 김석훈씨를 메인 모델로 해 2년여 동안 방송되고 있다. 올 3월부터는 광고 내용을 일부 개편한 치센캡슐 2탄을 방송 중이다. 

이에 지난해 43억여 원의 매출을 올리며 먹는 치질약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고, 그 덕에 치센캡슐은 동국제약의 대표적 일반의약품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70억원 규모에 이른 먹는 치질약 시장에서 발매 2년여 만에 리딩 품목으로 올라선 것이다. 전체 치질약 시장 규모는 115억원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치센캡슐 매출은 14억5000여 만원에 달한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매출이 60억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노화와 관련 있는 치질의 질환적 특성을 감안하면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치질약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며 “약보다는 치질이라는 질환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관리하는 컨셉트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먹는 치질약 시장에서 크게 떠오른 동국제약에 비해 일동제약은 기존 연고와 좌제를 토대로 먹는 치질약을 추가 발매해 시장 점유율을 높인 사례로 평가된다.

일동제약은 치질약인 푸레파인 연고와 좌제를 지난해 10월 리뉴얼했다. 푸레파인 시리즈는 치질로 인한 통증과 부종, 출혈 및 가려움 증상에 효과적인 치료제로 인정받아 왔다. 피부 염증으로 인한 통증 완화 목적의 리도카인 성분과 청량감을 높이는 L-멘톨 성분 등 5종의 유효성분이 증상 부위에 작용해 치질 증상을 개선시켜 주는 의약품이다.

이어 일동제약은 올 1월 먹는 치질약 푸레파베인캡슐을 발매하며 치질약 연고와 좌제, 정제를 모두 구비한 제약사가 됐다. 일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먹는 치질약만 놓고 보면 동국제약에 비해 일동제약이 일정 부분 밀리는 것은 사실이다. 발매 시기도 늦었고, 올 1분기 매출에서도 치센캡슐의 14억5000여 만원에 비해 푸레파베인캡슐은 2억8000여 만원으로 차이가 크다. 

하지만 푸레파베인캡슐에 푸레파인 연고와 좌제를 합하면 올 1분기 11억4000여 만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동국제약을 따라잡을 수 있는 추격권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3개 품목을 합친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올 상반기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양사의 치질약 매출 경쟁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동제약의 치질약 매출이 급성장한 요인 중 하나도 역시 TV 광고로 알려졌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참지 말고 푸레파인, 아임파인, 푸레파인’을 캐치프레이즈로 한 TV 광고를 지상파와 케이블TV에서 방송해 제품 인지도를 높였다. 이에 고무된 일동제약은 올 하반기 TV 광고 재개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일동제약은 TV 광고 등 마케팅 활동을 통해 먹는 치질약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환자들에게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 이 같은 전략이 주효해 해당 의약품의 매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일동제약 치질약을 써본 환자들 사이에서는 통증이나 가려움이 빠르게 해소되고 만족도가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아직도 일반약 중에는 블루오션이라고 할 만한 분야가 있으며, 마케팅 전략을 면밀히 준비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며 “동국제약과 일동제약은 치질약 마케팅에 성공한 사례로 꼽힐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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