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장맛비 14.6㎜ 그쳐···평년 하루 강수량도 못미쳐
한반도 상하층 기온차로 소나기 발달···경기·충남 저수율 '비상'

서울·경기·강원 일부 지역에 올해 첫 폭염 경보가 발령되는 등 서둘러 찾아온 더위가 이어지면서 경기도 내 저수지가 말라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 오전 곳곳에 바닥을 드러낸 경기도 용인시 이동저수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경기·강원 일부 지역에 올해 첫 폭염 경보가 발령되는 등 서둘러 찾아온 더위가 이어지면서 경기도 내 저수지가 말라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 오전 곳곳에 바닥을 드러낸 경기도 용인시 이동저수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최근 장마철인데도 장맛비가 예년에 비해 적은 ‘마른 장마’가 지속되면서 가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전선은 지난달 26일 전국적으로 같은 날 시작된 이후 남쪽으로 물러간 뒤 좀처럼 북상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 일시 북상하면서 강원 영동지방에 200mm 넘는 폭우가 내렸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장마 기간 강수량이 예년에 비해 적다. 

1973년 이후 지난해까지 46년간 전국 주요도시 장마기간 및 강수 통계를 보면 올해 장마가 마른 장마임이 명확해진다. 중부지방 상황이 특히 심각했다. 서울은 이 기간 평균 총 강수량이 417mm였다. 장맛비가 내린 날 하루 평균 23mm 내렸다.

하지만 이달 14일까지 서울의 올해 장마기간 강수량은 6월 27일 1.4mm, 29일 1.5mm, 7월 10일 8.5mm, 11일 2.9mm 등 총 14.6mm에 그쳤다. 과거 장마 기간 하루 평균 강수량에도 못 미쳤다. 

춘천은 장마기간 평균 총 409mm가 내렸고 하루 평균 23mm 내렸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달 28일 0.1mm, 29일 0.2mm, 이달 10일 8.9mm, 11일 3.7mm 등 총 강수량이 12.9mm에 불과했다.

남부지방은 그나마 사정이 조금 나았다. 광주는 평균 총 강수량이 371mm, 평균 일 강수량이 20mm였는데 올해는 지난달 26일 24.8mm, 27일 0.7mm, 29일 83.0mm, 이달 1일 10.9mm, 2일 1.1mm, 7일 0.4mm, 10일 38.8mm 등 총 159.7mm, 일평균 22.8mm의 비가 내렸다. 

대구는 평균 총 강수량이 275mm, 평균 일 강수량이 16mm였는데 올해는 지난달 26일 60mm, 27일 15.0mm, 28일 7.0mm, 29일 32.5mm, 이달 10일 20.0mm, 11일 2.0mm 등 총 136.5mm, 일평균 22.6mm 강수량을 기록했다. 

장마 기간임에도 장맛비보단 소나기가 더 잦은 상황이다. 최근 내륙을 중심으로 곳곳에 소나기가 쏟아진 데 이어 15일엔 서울과 경기 일부, 충북 등에 강한 소나기가 내리며 호우특보가 발효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상하층 기온차가 커 쉽게 상승하며 구름이 만들어질 조건”이라며 “여기에 낮에 기온이 오르면서 육지 내륙의 기온이 더 울라 육지 기온이 서해와 동해에서 내륙으로 불어들어오는 바람이 만나 상승 효과를 더 크게 해 구름도 더 크고 높게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말라가는 저수지···기상청, 18~19일 전국 장마비 전망 

마른 장마가 이어지면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가뭄 우려도 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전국 누적강수량은 354mm로 평년 강수량 472mm의 72.7% 수준이다. 남부지방 강수량은 평년의 86%인 데 비해 중부지방 강수량은 55%에 불과하다. 

전국 저수지 곳곳이 말라가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15일 기준 전국 저수지 저수율은 58.0%로 평년의 88.6% 수준이었다. 하지만 경기지역 저수율은 37.1%로 평년의 57.9%에 불과했다. 충남의 저수율도 43.2%로 평년에 66.2% 수준이었다.  

정부는 장마기간 강우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물부족에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일정기간 급수한 후 정지했다가 다시 급수하는 간단관개와 영농 퇴수 재이용 등을 통해 물 공급 효율성을 높이고, 하천수를 활용한 직접급수, 저수지 양수저류, 관정 개발 등 용수 확보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번주 초까지 소나기가 많겠고 장마전선은 주 중반에 다시 북상해 전국적으로 비를 뿌릴 예정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 예보과 관계자는 “오는 17일 오후부터 제주, 밤부터 전남지방에 장맛비가 예상된다”며 “18~19일엔 제주와 남부, 충청지방에 장맛비가 올 것으로 보이는데, 서울과 수도권, 강원지방에도 장맛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