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사 마무리돼야 윗선 수사까지 진행될 듯
일본 수출규제 상황 속 이재용 부회장 역할론 강조되는 상황도 변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 사진=연합뉴스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진행되던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검찰 인사라는 변수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최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을 재소환해 조사했다. 증거인멸에 이어 분식회계 의혹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검찰이 김 사장을 구속한다면 그다음 차례는 최지성 전 부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달 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오른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팀장(사장)을 조사한 이후만 해도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검찰은 섣불리 이 부회장을 소환하기보다 보강 수사를 철저히 하는 길을 택했다.

이런 가운데 두 가지 변수가 돌출하면서 이 부회장 수사는 당장 이뤄지기가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일본 변수가 있다. 일본이 특히 삼성전자를 타깃으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에 나서면서 이 부회장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글로벌 IT업계 인사는 “이 부회장이 직접 가는 것과 다른 사람이 가는 것은 거래선에서 느끼는 것이 다르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 이 부회장을 불러 조사하는 것은 검찰로서도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한 사정기관 인사는 “수사를 하는데 시기적 이유 때문에 괜한 오해와 뒷말을 나오게 하는 것은 수사하는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는 검찰 인사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임명된 이후 중앙지검장 인사까지 마무리돼야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도 진도를 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래 인사 이후엔 조직 정비 등의 이유로 곧바로 수사에 착수하기가 힘들지만, 삼성 수사의 경우엔 연속성을 갖고 진행하는것이 가능하리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이 부회장 등 윗선 조사는 최소 이달을 넘겨 8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그동안 검찰 수사 스타일을 고려하면 윗선 조사를 놓고 잠시 숨 고르기를 할 순 있으나 전 단계에서 중단할 가능성은 상당히 작아 보인다. 한 재계 인사는 “지금까지 검찰이 수사하는 것을 보지 않았느냐”며 “대충 하고 끝낼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 윗선에 대한 검찰 수사가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면, 이러한 점이 8월 이후에 있을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관련 대법원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의 판단이 나오기 전에 삼성 승계 문제 등과 관련해 의미 있는 수사 결과가 나올지 여부가 전원합의체 판결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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