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변수에 취약한 항공업계···LCC 국제선 중 일본 노선 비율 30~66% 수준
시장에서도 주가 하락 등 불매운동 영향 이어져···"상황 주시하고 있다"

일본 노선은 국적항공사들의 주된 수입 창출 노선이다. 항공사들은 올해에도 일본 노선에서 일정한 수익을 확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일본의 경제보복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면서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실적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15일 각 국적항공사 자료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국제 노선 중 일본 노선의 비율은 30~66% 수준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풀서비스캐리어(FSC)의 일본 노선 비율도 15~17%에 이른다.

국제선 중 일본 노선 비율.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국제선 중 일본 노선 비율.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이는 동남아 국가 전체 노선과 비슷한 비율로, 단일 국가로는 상당한 노선 점유율이다. 앞서 국적항공사들은 올해에도 일본 노선의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업계의 현황을 설명하며 “내국인 여행 수요 강세 및 일본인 관광객 수요 회복 등을 감안할 때 이러한 성장세는 2019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티웨이항공도 “한류 확산을 기반으로 내국인의 견고한 여행 수요를 보이고 있는 일본 및 동남아 노선 다변화를 통하여 앞으로도 저비용항공사의 점유율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예상은 올 상반기까지 적중했다. 일본 노선을 이용한 여객은 430만132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8% 증가했다. 하지만 성수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일본 제품 불매, 일본 여행 자제 운동’이 진행되면서 7월 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실제로 지난 12일 소형 항공기를 운용하는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가 김포와 시마네현 이즈모 공항을 잇는 전세기 운항을 13일부터 25일까지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예약 취소가 이어진 것이 운항 중단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과거 사례를 비춰 봤을 때 성수기에 일본 여행 자제 운동이 장기화될 경우, LCC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항공사는 그동안 줄곧 외부 변수에 큰 영향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에선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가 이어졌다. 항공사들 입장에선 성수기에 운항 차질이 생긴 것이다. 이에 LCC들의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당시 분기보고서를 보면, 제주항공이 전년 동기 대비 6.5%, 티웨이항공이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정부 차원에서 한국 단체 관광을 금지했다는 점은 다르지만, 2017년 3월 중국 정부가 사드 경제보복을 단행했을 때도 항공사들의 피해는 상당했다. 2017년 4월 중국 노선 여객 수는 90만2870명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6.9% 감소한 바 있다.

일본 여행 자제 운동에 따른 영향은 각 항공사의 주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14일 종가 기준 2만8700원으로 지난 1일(3만2950원)에 비해 12.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진에어도 14.5%가 떨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과 현재의 일본 불매운동은 결이 다르다”면서 “일본 노선 축소 등에 대해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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