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게임 산업을 보는 엇갈린 시각
  • 김병재 영화칼럼리스트(filmbj@naver.com)
  • 승인 2019.07.1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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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게임 산업은 콘텐츠 분야 수출 '효자'였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18 콘텐츠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2017년도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46.7% 증가한 88억1천444만달러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증가율(15.8%)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수출액은 게임, 출판, 음악부문 등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방송, 광고, 영화 등에서는 감소했다.

이 중 게임 산업 수출액은 2001년 1억3,047만달러에 비해 45배 이상 늘어나며 59억2,300만달러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종사자수 또한 같은 기간 2만3,000명에서 지난해 8만1,932명으로 4배 가량 늘었다. 수출과 일자리 창출을 이끄는 차세대 먹거리임에는 이론이 없는 듯하다.

하지만 게임산업을 바라보는 사회 및 교육적인 시선은 부정적이기만 하다. 시민·학부모 단체들은 게임을 중대범죄의 원인으로 꼽거나 그 중독성로  자녀들의 학습이 방해받고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공식 분류하면서 나쁜 산업으로 못을 박은 느낌이다. WHO가 정의하는 게임 중독은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해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게임을 지속하거나 확대하는 행위'를 말한다. 12개월 이상 게임을 지속할 경우 게임 중독으로 판정할 수 있다.

여론도 호의적인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대부분의  여론조사를 보면 '게임 중독을 술, 도박, 마약 중독 등과 마찬가지로 질병으로 분류·관리하는 데 찬성한다'는 응답은 높다. 결국 수출·일자리에선 효자지만 사회적으로는 불량한 산업으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게임 중독은 지나친 몰입에서 연유한다. 게임 내용이 적과 대결구도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니 당연하다. 대부분의 콘텐츠는 몰입을 최고의 미덕으로 간주한다. 그럼 같은 동영상인 영화의 몰입은 어떠한가? 영화역시 관객들의 몰입을 위해 게임이상의 대립적인  구조, 스펙터클, 현란한 액션등 모든 장치를 동원해 가는 추세다. 세계적인 흐름이 예술성을 보단 상업성에 맞춰져 점점 게임화 돼가는 형국이다. 주지하다시피 국내 영화산업 규모(2억의 관객, 2조원 시장)는게임 산업(13조 시장)에 비해 시장도 작고 수출역시 게임산업과는 비교가 안된다. 이번 통계에서도 영화 수출액은 전년 대비 2,436천 달러 감소했다.

요즘 게임과 영화의 경계가 모호해 지고 있다. 블록버스터 일수록 선과 악의 대립구조가 대부분이다. 게임 ‘갓 오브 워4’는 천둥의 신 토르 등이 나오는 북유럽 신화가 모티브인데 주인공 크레토스가 아들 아트레우스와 함께 괴물들을 물리친다는 스토리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토르를 포함해 아이언맨 등 영웅들과 악당 타노스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둘 다 가상의 공간에서 적을 물리치면서 카타르시스를 맛본다는 측면에서 닮았다.

영화 관람도 중독성이 있다. ‘어벤져스’ 시리즈를 끝까지 챙겨보거나 ‘보헤미안 랩소디’등 한 영화를 여러 차레 보는 마니아들이나, 특정배우에 광적으로 선호하는 팬덤이 그것이다. ‘BTS'등 특정가수의 광팬도 마찬가지다. 게임이 영화 같고 영화가 게임을 닮아간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까지 게임산업은 영화의 위상과는 사뭇 다르다. 대개의 사람들은 게임은 승패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영화는 대결을 빌어 감동 혹은 깨달음을 주는 예술 매체로 인식하고 있다. 영화도 이런 위치가 오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영화역시 초창기엔 단순한 시각적인 즐거움(발명왕 에디슨의 키네토스코프) 상업적인(뤼미에르 형제의 ‘기차의 도착’ 극장상영) 의도로 출발했다. 하지만 점차로 실험적이고 예술적인 시도를 해 예술매체로 격상됐다.

그럼 게임도 영화처럼 진화할 수 있을까. 최근 많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승부욕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 특성상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청소년의 학습지장, 일부 국민들의 범죄 및 탈선 행위를 게임 산업에게만 떠넘기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콘텐츠가 재미있어 몰입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들, 소비자 개인들과 게임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는 그 사회 구성원이 문제다. 기기만 나무라지 말라는 소리다. 효자를 칭찬은 못할 줄망정 자꾸 야단만 쳐서 되겠는가.

김병재 영화칼럼리스트
김병재 영화칼럼리스트
filmb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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