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까지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의견 수렴 절차 거쳐 공포 후 진행 계획
6시간 가까이 이어진 한일 양자협의···상호 입장차 확인하는 데 그쳐
일본 측 “韓 캐치홀 규제 미흡, 양국간 협의 없어 신뢰성 문제 생겨”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한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오른쪽부터)·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지난 12일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실에서 일본 측 대표인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왼쪽부터)·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과 마주 앉아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한 양국 과장급 첫 실무회의에 참석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찬수 무역안보과장(오른쪽부터)·한철희 동북아 통상과장이 지난 12일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 1031호실에서 일본 측 대표인 이와마쓰 준(岩松潤) 무역관리과장(왼쪽부터)·이가리 가쓰로(猪狩克郞)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과 마주 앉아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를 단행한 이후 처음 양자협의를 가졌지만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우리 정부는 “만난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지만, 일본 측은 오는 24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과 관련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공포하고 그로부터 21일 경과한 날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한국이 재래식 무기에 대한 캐치올(Catch-All·상황허가제도) 규제 미흡과 3년간 양국간 양자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신뢰성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캐치올 규제는 전략물자는 아니지만 비민간 품목에 대해 대량살사무기나 재래식 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품목에 대해 특별히 허가를 구하는 수출허가제를 말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그간 캐치올 의제에 대한 일본 측 요청이 없었고 한국의 캐치올 규제는 일본 측 주장과 달리 방산물자 등 대량살상무기와 재래식 무기에 대해서도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3월 이후 협의회를 개최하기로 양국이 합의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 측 입장이다.

일본 측은 또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은 국제수출 통제 체제의 규제 대상으로써 공급국의 책임에 따른 적절한 수출관리의 필요성, 한국 측의 짧은 납기 요청에 따른 수출관리 미흡, 일본에서 한국으로 가는 수출과 관련한 부적절한 사안 등이 발생해 유사 사례를 미연에 막기 위해 3개 품목에 대해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 측이 질의한 ‘부적절한 사안’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일본 측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일본 측은 “일부 언론에 나온 것과 달리 북한을 비롯한 제3국으로 수출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일본에서 한국으로 가는 수출에서 법령 준수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수출 금지’ 조치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일본 측은 “이번 수출통제 강화 조치가 국제통제체제에 따른 관점에서 일본이 개별적으로 심사해 일본으로부터 수출하는 내용을 적절하게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며 “수출금지 조치는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최종적으로 순수한 민간용도 품목이라면 무역 제한의 대상이 아니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허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일정에 대해 일본 측은 “리스크 규제는 7월4일부터 이미 시행하고 있다”며 “화이트리스트 제외는 7월24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각의 결정 후 공포하고, 그로부터 21일이 지나간 날로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일본 측에 포괄 허가에서 개별 허가로의 변경이 충분한 고지 없이 이뤄졌고 통상 90일에 이르는 심사 기간에 대해 기업들이 우려하는 등 심사 시간이 불확실하면 제도 운용의 투명성에 문제 소지가 있는 만큼 심사 기간을 단축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한일 양자협의는 지난 12일 오후 2시부터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이뤄졌다. 우리 측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안보과장, 동북아통상과장이 일본 측에서는 경제산업성 무역관리과장,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이 참석했다. 당초 짧게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회의는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50분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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