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 "훙멍, 2022년 시장 점유율 8.7%까지 상승"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고초를 겪은 화웨이가 내달 자체 모바일 운영체제(OS) ‘훙멍’을 공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구글이 안드로이드 서비스 지원을 중단할 경우 사업 불확실성을 지우기 위해 스마트폰용 OS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일각에선 훙멍이 향후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 이어 3대 OS로 자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2일(현지시각) 중국 중신사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량화 화웨이 순회회장은 광둥성 선전에서 기자들과 만나 "화웨이를 미국 수출제재 기업 목록에 추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화웨이를 완전히 명단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무역분쟁 기조는 완화 조짐을 보이나 미국 정부는 여전히 화웨이를 수출제재 기업 목록에서 내리지 않은 상태다. 

IT전문매체 기즈차이나는 이날 량화 회장이 "훙멍은 사물인터넷(IoT) 제품용으로 개발됐다"며 "구글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용으로 선호되는 OS이며, 훙멍을 스마트폰 OS로 개발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업계는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화웨이가 훙멍을 스마트폰용 OS로 출시할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앞서 위청동 화웨이 컨수머비즈니스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이르면 올 가을, 늦으면 내년 봄에 화웨이의 자체 OS가 출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훙멍은 리눅스 기반 OS로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TV, 태블릿PC, 스마트워치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모든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과 웹 애플리케이션 겸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일각에선 화웨이가 내달 9~11일(현지시각) 둥관 숭산후에서 열리는 ‘글로벌 개발자 대회’서 훙멍을 발표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화웨이는 지난 5월 훙멍 개발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미국 정부가 거래제한 대상 기업 목록에 화웨이와 계열사를 올리면서다. 구글이 화웨이에 안드로이드 서비스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자체 OS 개발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던 까닭이다.

일각에선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위기를 계기로 장기적으로 사업 보폭을 넓혀갈 기회가 될지 주목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된다는 전제 하에, 화웨이가 훙멍 OS를 출시할 경우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서 애플 iOS와 안드로이드에 이어 3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SA는 훙멍의 전세계 시장 점유율이 오는 2020년 2.2%에 그치지만 2022년 6.0%, 2024년 8.7%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A는 화웨이가 강력한 정부 지원과 자국 시장에서의 지위에 힘입어 중국에서 OS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이용하지 못할 경우 러시아를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SA는 훙멍이 보폭을 넓혀감에 따라 OS 중 안드로이드 OS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안드로이드 OS의 시장 점유율은 2020년 82.9%에서 22년 79.6%까지 떨어지는 한편, 애플 iOS는 13%대 점유율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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