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김용익·박은수 등 하마평···청와대·여당 대립설 등으로 인선 결과 주목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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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이달 말로 예상되는 개각을 앞두고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에 누가 발탁될지 주목된다. 현재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다소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3일 정치권과 복지부에 따르면 현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이번 개각에서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취임 2년을 넘긴 박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일명 문재인 케어)을 업적으로 꼽을 수 있다. 의료계 등 일각에서는 문재인 케어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지만, 박 장관은 청와대가 시키는 대로 일할 수 밖에 없다.     

현재로선 김수현 전 실장과 김용익 이사장, 박은수 전 국회의원 등이 차기 복지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인물 중 강력한 후보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으로 요약된다. 한 복지부 출신 인사는 “자신 있게 차기 복지부 장관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상태”라며 “상황이 혼미스럽고 장관 경쟁이 혼전 상태”라고 정리했다. 

이처럼 인선 과정이 혼전인 상황은 장관 후보들 장점과 약점이 대부분 노출됐고 선호도가 뚜렷하게 파악되는 등 복잡한 변수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김 전 실장을 차기 복지부 장관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있다. 최근까지 청와대에서 정책실장으로 근무하며 문 대통령 의중을 잘 파악해왔고, 복지부 업무를 총괄하는 사회수석비서관을 역임했기 때문에 복지부 현안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김 이사장이 복지부 장관에 발탁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그는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문재인 케어를 직접 설계했고 현 정부 출범 직후에도 유력한 장관 후보로 거론되다 탈락한 바 있다. 보건의료계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영향력이 크고 인사권도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이른바 유력인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김 전 실장과 김 이사장 약점도 파악되는 등 복잡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우선 김 전 실장은 그동안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거론될 정도로 부동산 전문가라는 이미지가 형성된 점과 보건의료나 복지 관련 전문지식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시각도 부담으로 작용된다. 복지부 직원들 입장에서도 청와대가 내려 꽂는 낙하산으로 인식될 수 있다.

환경부 차관을 제외하곤 노무현 청와대 비서관을 거치고 사회수석, 정책실장 등 대통령 주변에서 활약한 ‘실세’ 이미지로 인해 본인은 억울하겠지만 관료 입장에서는 쉽게 수용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김 전 실장을 제치고 김 이사장을 복지부 장관으로 밀고 있다는 관측도 김 전 실장에는 부담인 셈이다.

김 이사장 역시 약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현 정부 출범 직후 복지부 장관 인선에서 탈락한 것은 인사검증에서 복수의 하자가 발견됐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강성 이미지도 장관 발탁의 장애물이라는 지적이다.

한 복지부 주변 인사는 “실제로는 그런 이미지가 전혀 아닌데 청와대는 김 이사장을 강성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다른 정부부처도 마찬가지지만 청와대가 시키는 대로 할 수 있는 수동적 인물을 원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복잡한 상황에서 김 이사장을 차기 복지부 장관으로 추천한다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며 향후 쉽지 않은 인선을 예고했다. 청원인 A씨는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용익 의원님을 복지부 장관으로 추천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주목 받고 있다.

A씨는 “제가 김용익을 알게 된 것은 휠체어를 타고 나와 필리버스터를 할 때였다”며 “가족들 모두 김용익의 필리버스터 이후 촛불집회에 참여하게 됐고, 이렇게 문재인 케어 도움도 받고 있다. 김 의원님이 복지부 장관 꼭 되셨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차기 복지부 장관 인선에 대한 관측이 엇갈리며 혼전이 계속됨에 따라 당분간 인선 전망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복수의 복지부 관계자는 “며칠만 더 지켜보자”며 “의외 인선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으니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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