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간형·각화형·수포형, 짓무르고 각질·물집 생겨···자주 씻고 건조가 필수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평소 깔끔한 것으로 유명했던 40대 중반 이모씨는 휴가를 맞아 집 주변에서 운동으로 소일했다. 때마침 장마가 쏟아지는 느슨한 분위기에서 슬리퍼를 애용했던 이씨는 휴가 후 회사에 복귀했다가 발가락 사이가 가렵고 짓무른 것을 보고 병원을 찾았다. 그는 무좀이란 진단을 받고 충격을 받았다.      

고온다습한 여름철 빈번하게 발생하는 무좀은 유형별로 일부 다르다. 이같은 차이에도 불구하고 습도 조절 등 예방법은 동일하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했다.

최근 덥고 습해진 날씨로 인해 무좀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무좀은 피부사상균이 발 피부 각질층에 감염을 일으켜 발생하는 표재성 곰팡이 질환을 지칭한다. 무좀은 증상에 따라 지간형과 각화형, 수포형으로 구분된다. 지간형 무좀은 발가락 사이 각질이 벗겨지고, 하얗게 짓무르면서 냄새가 나는 경우를 말한다. 

각화형 무좀은 발바닥에 각질이 생기고 피부가 두꺼워지는 상태를 말한다. 가렵지도 않고 냄새도 없는 경우가 많아 무좀에 걸린 환자도 정확하게 모르는 사례가 있다. 수포형 무좀은 발바닥과 발가락에 크고 작은 물집이 생기는 질환이다. 수포가 물집이다. 통상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급증하게 된다.

이운하 상계백병원 피부과 교수는 “쉽게 설명하면 지간형은 주로 발가락 사이에 짓무르는 경우, 각화형은 대개 발바닥에 각질, 수포형은 물집 형태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손발에 생긴 무좀을 방치하면 손톱이나 발톱까지 진균이 침투해 하얗게 또는 노랗게 변색되며 두꺼워지고 뒤틀리거나 들뜨는 경우도 발생한다. 무좀에 걸리면 손발톱 가장자리부터 백색이나 황색가루가 부슬부슬 떨어진다. 심하면 손발톱이 거의 없어지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손발톱이 피부를 눌러 피부가 빨갛게 되거나 염증이 생기고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한 의료 전문가는 “손발톱무좀은 초기 자각증상이 없고 치료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미용상 문제는 물론 만성무좀 원인이 될 수 있어 조기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상 무좀은 꾸준히 약을 바르면 치료된다. 두꺼워진 손발무좀이나 계속 재발하는 무좀의 경우 먹는 무좀약을 한 달 정도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다만, 무좀이 손발톱까지 퍼졌을 경우에는 반드시 장기간 약을 복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먹는 약을 복용할 수 없는 환자를 위한 레이저치료도 활발한 상태다. 무좀균은 각질층에 깊숙하게 달라붙어 있어 일시적으로 나은 듯 보여도 시간을 두고 다시 증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손발 무좀을 깨끗이 치료해야 손발톱까지 전염을 막을 수 있다. 

이같은 무좀 발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온도와 습도 조절이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현실적으로 온도 조절이 쉽지 않다면 우선적으로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예방법이다. 구체적으로 틈틈이 통풍이 잘 되도록 발에 바람을 쐬주어 습한 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앞서 매일 따뜻한 물과 향균 비누로 발을 깨끗이 씻는 것은 필수다.

또한 무좀균은 전염성이 있으므로 수영장이나 목욕탕을 방문할 때 축축하게 젖어있는 발판, 수건 등을 밟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통풍이 되지 않고 꽉 끼는 신발은 피하고, 오래된 신발은 깔창을 교체하거나 자주 세척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운하 교수는 “물기가 많은 곳에 곰팡이균이 서식하기 때문에 습도를 조절한 후 발을 건조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팔다리 혈액순환이 원활하도록 규칙적 운동을 하고 손발톱을 너무 짧게 자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