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7월 들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株 대량 매집
낸드플래시 등 감산에 반도체 가격 상승 기대감 작용
업계 “수출 규제 장기화는 일본에도 부담”

외국인의 연속 매수세가 이어지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크게 오르는 중이다.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외국인의 연속 매수세가 이어지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크게 오르는 중이다.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한일 무역 갈등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식을 쓸어 담았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나왔을 때 두 기업이 받을 타격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주가는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한일 무역 갈등이 반도체 감산과 가격 반등을 부추기며 주가를 띄우는 분위기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2일 4만63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0.22% 오른 가운데 장을 마감했다. 8일 이후 주가는 크게 오르며 이날까지 4.27% 올랐다. SK하이닉스는 7만4700원으로 전일 대비 1.06% 떨어졌지만 8일 이후 주가는 10.83% 오른 상태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식을 연일 매수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1일까지 587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도 외국인은 2475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달 규모(7686억원)와 비교해도 7월 초반 순매수량이 많은 수준이다. 지난달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순매도(3919억원)해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가 많은 상황이다. 

두 기업에 외국인 투자가 이어지는 이유는 수출 규제 조치로 인해 낸드플래시 감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반도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 웨스턴디지털에 이어 3위 자리에 있는 도시바 요카이치 공장이 지난달 약 13분 정전이 발생한 뒤 아직까지 정상가동이 어려운 점 등이 낸시 시황에 영향을 주는 중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발생된 일본의 수출 규제를 빌미로 디램 공급사의 감산과 보완 투자의 지연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지나치게 낮게 형성된 시장의 실적 기대치와 맞물리기 시작하며 연초와 같은 주가 상승 흐름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기업의 주가는 이런 기대감에 힘입어 연일 오르는 중이다. 다만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는 여전히 업계에서 불안 요소로 남아있다. 반도체 업계가 차질을 빚을 정도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아베 일본 총리가 이번 수출 규제를 빌미로 보수 세력 결집과 일본 참의원 선거(21일) 승리를 통해 개헌 가능한 의석 확보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우혜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아베 총리가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헌법 9조 개헌을 통해 일본을 전쟁 수행 가능한 ‘정상국가’로의 전환을 위해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 가능 의석 확보를 간절히 원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21일 참의원 선거 이후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는 반도체가 일본에서도 주력 산업이라 반도체를 두고 한국과 장기간 무역 갈등을 벌이긴 어렵다고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 수출 규제는 수출 금지가 아니라 우대조치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라며 “전면적 양상은 일본도 부담스럽다. 이는 일본 기업에도 악재라 여론이 나빠질 수 있어 이번 사태가 제한적 수준에서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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