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웹툰·공연·캐릭터 사업 등에 공들여
인기 IP 다수 보유한 IP 홀더 노린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PC 온라인게임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7년 리니지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 ‘리니지M’의 대성공으로 모바일 체질 변환에 성공한 바 있다. 최근에는 웹툰·공연·캐릭터 사업 등 문화콘텐츠 역영으로 IP 확장을 시도하며, 게임 개발사를 넘어선 종합 문화콘텐츠 회사로의 변신을 꿈꾸고 있다.

◇모바일 체질 변환에 성공한 엔씨

엔씨는 지난 2016년부터 모바일게임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모바일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16년 6월 중국 개발사 픽셀소프트가 개발한 모바일게임 헌터스 어드벤처를 퍼블리싱해 국내에 출시하기도 했다. 엔씨는 게임 출시 약 2개월 전부터 헌터스어드벤처 캐릭터가 나오는 애니메이션(26화 분량)을 유튜브와 네이버 TV캐스트 플랫폼에 선보여 고객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공을 들였다. 그러나 흥행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이후 엔씨는 자사의 인기 IP 리니지를 통한 모바일시장 공략에 나섰다. 엔씨는 지난 2016년 12월 모바일게임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출시했다.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리니지 IP를 활용해 엔씨가 직접 개발한 모바일 RPG다. 기존 리니지 캐릭터와는 다르게 SD 형태의 캐릭터를 기본으로 하는 캐주얼한 외관이 특징이다.

엔씨는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시작으로 2017년 상반기 ‘파이널블레이드’, ‘프로야구 H2’ 등 다수의 모바일게임을 선보였다. 특히 2017년 6월 출시한 ‘리니지M’은 전례 없는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모바일 시장에서 엔씨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리니지M은 출시 이틀만에 국내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달성하며 현재까지도 그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리니지M은 출시 첫날부터 10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출시 열흘만에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엔씨는 리니지M을 비롯한 모바일게임의 흥행에 힘입어 2017년 매출 1조7587억원, 영업이익이 5850억원을 기록했다. 엔씨의 연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1997년 창립 후 처음이다. 게임업계에서 매출 1조 클럽 가입은 넥슨, 넷마블에 이어 세번째다. 엔씨는 게임 빅3 가운데 모바일 대응이 가장 늦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리니지M이 메가히트를 기록하면서 오히려 지금은 모바일시장에서 강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엔씨는 리니지M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에도 매출 1조7151억원, 영업이익 6149억원, 당기순이익 421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대비 매출은 2%, 당기순이익은 5%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5% 상승했다. 

다만 엔씨 역시 신작 출시가 지연되면서 올해 1분기에는 실적이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엔씨는 1분기 매출 3588억원, 영업이익 795억원, 당기순이익 7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61%, 당기순이익은 37% 감소한 수치다. 리니지M의 의존도가 높다보니 리니지M 매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 역시 함께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웹툰·공연·캐릭터 사업 등 IP 확장을 통한 새 먹거리 모색

최근 엔씨는 웹툰·공연·캐릭터 사업 등 문화콘텐츠 분야로의 IP 확장에 나서고 있다. 기존 인기 IP를 바탕으로 종합 문화콘텐츠 회사로 변모하겠다는 포부다. 앞서 엔씨는 지난 2016년 게임 IP를 이용한 웹툰 전용 서비스 ‘엔씨코믹스’를 오픈했다. 엔씨 코믹스는 게임 관련 웹툰을 볼 수 있는 IP 기반 콘텐츠 서비스다. 방문자들은 엔씨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배경 이야기로 구성된 다양한 웹툰을 볼 수 있다. 

엔씨는 웹툰뿐만 아니라 공연문화쪽으로도 게임 IP를 확장시키고 있다. 엔씨는 지난 2015년 11월 열린 ‘블레이든앤소울 월드 챔피언십’ 기간에 국내 정상의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 게임 ‘블레이드앤소울’ 스토리와 캐릭터를 테마로 한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을 선보인 바 있다. 묵화마녀 진서연은 블레이드앤소울 속 게임 스토리의 중심 캐릭터인 ‘진서연’의 일대기를 뮤지컬로 재창조한 것이다.

스푼즈 이미지. /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의 캐릭터 브랜드 스푼즈 이미지. / 사진=엔씨소프트

지난 2016년 8월에는 문화 축제인 ‘피버 페스티벌(FEVER FESTIVAL)’을 선보이기도 했다. ‘새로움으로 연결된 새로운 세상’이라는 기업 가치를 게임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하고자 시작한 문화 행사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tvN ‘하나의 목소리 전쟁, 300’ 신규 예능 프로그램과 함께 하는 등 행사 전부터 일반 대중들과 즐거움을 지속적으로 나눌 수 있는 형태로 기획했다.

아울러 엔씨는 최근 영화투자 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에 100억원대 투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시각특수효과(VFX) 전문기업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에 22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 역시 IP 확장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엔씨는 캐릭터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엔씨는 현재 캐릭터 브랜드 ‘투턱곰(TWOTUCKGOM)’과 관련해 아이돌 그룹 ‘몬스타엑스(MONSTA X)’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투턱곰은 엔씨가 출시한 신규 캐릭터 브랜드로 ‘턱이 두 개인 곰’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몬스타엑스 멤버 7명(셔누, 원호, 아이엠, 민혁, 형원, 주헌, 기현)의 특징을 각 투턱곰 캐릭터(누누곰, 베베곰, 대니곰, 밍곰, 지지곰, 허니곰, 햄곰)에 반영했다. 향후 투턱곰은 몬스타엑스와 함께 리얼리티 웹예능 제작, 콜라보레이션 굿즈(Goods, 상품) 출시를 비롯해 온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엔씨는 지난해 4월 캐릭터 브랜드 ‘스푼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스푼즈는 엔씨의 게임 캐릭터에서 모티브를 얻어 새롭게 만든 캐릭터 브랜드다. 총 5종의 캐릭터(비티, 신디, 디아볼, 핑, 슬라임)로 구성된다. 가상의 섬 ‘스푼아일랜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엔씨가 이처럼 게임과 다른 대중문화와의 접목을 시도하는 것은 자사 IP를 확장하고 게임의 수명을 늘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엔씨는 과거 리니지를 운영하면서 ‘혈맹’ 등 게임내 대표 콘텐츠를 외부로 확장시키며, 리니지를 하나의 문화로 만드는데 성공한 바 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웹툰이나 공연 등도 IP 확장을 통해 대중들에게 게임을 하나의 문화로 인식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게임을 많이 만드는 것보다 강력한 IP 하나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엔씨 역시 리니지 사례를 통해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도 리니지 IP를 통해 로열티 수익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다수의 인기 IP를 보유한 IP 홀더가 되기를 꿈꾸는 모양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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