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부 격자무늬 캐스케이딩 그릴 탑재, SUV다운 외관···'렌티큘러 렌즈' 적용된 후면부는 아담하고 깔끔한 이미지
최상위 트림에도 통풍 시트 미적용은 아쉬워···주행 보조 기능은 상당히 만족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1473만~2111만원 수준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뉴’를 선보였다. 현대차는 베뉴를 소개하며 연신 혼라이프와 밀레니얼 세대(1982년~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강조했다. 스스로 밀레니얼 세대라고 불러본 적은 없지만, 기자는 1990년대에 태어났고 자취 생활을 하고 있으니 현대차가 겨냥한 타깃에 부합한다.

베뉴는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보다 차체가 작은 엔트리 SUV이다. 가장 먼저 출시된 인도에선 나쁘지 않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11일 행사에 참석한 이광국 현대차 부사장은 “세계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신차”라면서 “인도에선 출시 2주만에 동급 세그먼트 내 2위에 랭크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디자인, 마케팅 등 차량 전반에 대한 설명은 현대차의 밀레니얼 세대 직원들이 진행했다. 전지은 현대차 디자인센터 연구원은 디자인 과정에서의 고민들을 털어놨다. 전지은 연구원은 “차량이 작다 보니 그 안에서 최대의 공간 구현을 위한 고민을 이어갔다”면서 “앞좌석 시트의 백보드를 슬림하게 만들어 레그룸을 여유롭게 구현했고, 뒷좌석 탑승객의 편안함도 고민했다”고 말했다.

전지은 연구원 외에도 정우영 현대차 소형 PM센터 연구원, 배예량 현대차 국내마케팅실 사원 등이 설명을 이어갔다. 각각 다른 주제로 설명이 이어졌지만, 결과적으론 ‘혼라이프’와 ‘밀레니얼 세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출시 행사에 이어 곧바로 시승 행사가 진행됐다. 베뉴의 시승은 용인 기흥에 위치한 더카핑에서 여주에 위치한 썬밸리 호텔을 왕복하는 약 14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기자는 썬밸리 호텔에서 더카핑으로 돌아오는 약 70km 구간을 시승했다. 날씨는 전반적으로 맑았지만, 돌아오는 길에 약간의 비가 내렸다.

차량 탑승 전 외관 디자인을 먼저 살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혼라이프를 즐기는 90년대생들은 디자인에 민감하다. 우선 다양한 차량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베뉴는 10종의 외장 컬러와 11종의 투톤 루프 컬러로 총 21가지의 색상 조합이 가능하다.

전면부엔 격자무늬의 캐스케이딩 그릴이 탑재됐다. 또 상단에 방향지시등, 하단에 사각형 모양의 LED 주간주행등이 적용됐다. 개인적으론, 전면부는 일반적인 SUV의 모습을 띄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차 안에서 바라본 베뉴의 후면부. /사진=최창원 기자
차 안에서 바라본 베뉴의 후면부. /사진=최창원 기자

후면부 리어램프는 ‘렌티큘러 렌즈’가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각도에 따라 다양한 패턴으로 빛이 생긴다. 전면부를 바라볼 때와 후면부를 바라볼 때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다. 정면에서 바라볼 땐 차량이 크고 SUV 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뒤에서 바라볼 땐 깔끔하고 아담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외관을 살펴본 뒤 내부를 살펴봤다. 인테리어는 깔끔했다. 자동차에 이런 말을 해도 되는 지 모르겠지만, 귀엽다는 느낌도 받았다. 차량 중앙엔 8인치 심리스 디스플레이가 탑재됐고, 에어컨 풍량 조절 버튼 등은 원형으로 디자인됐다. 주행에 있어 불편함을 느낄 요소는 없었다. 뒷좌석 역시 차량 크기에 비해 넓은 편이었다. 레그룸은 충분히 확보됐다. 수납 공간이 많진 않았지만, 혼라이프를 즐기는 이들에겐 큰 불편함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고급 트림에도 통풍 시트 등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웠다. 여름철, 몸에 열이 많은 운전자 혹은 동승자에겐 불편함을 안겨줄 것 같았다. 실제로 운전하면서 린넨 셔츠의 등 부분이 시트에 달라붙는 느낌은 다소 불쾌했다.

8인치 심리스 디스플레이와 원형 모양의 버튼. /사진=최창원 기자
8인치 심리스 디스플레이와 원형 모양의 버튼. / 사진=최창원 기자

 

주행 능력에 있어선 모두 만족스러웠다. 특히 각종 운전 보조 기능들이 마음에 들었다. 베뉴는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등 첨단 지능형 주행 안전 기술을 기본 적용했다.

단순히 적용한 것을 넘어서 성능도 상당했다. 차로 이탈 방지 기능을 ‘능동’으로 설정하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능동으로 설정하면, 스티어링 휠을 자동차가 스스로 조절해준다. 물론 감속 페달과 가속 페달은 운전자가 조작해야 한다. 크고 작은 커브길에서도 차선은 유지됐다.

이번 시승에선 최대 55초까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고 주행이 가능했다.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경고음을 통해 운전대를 잡으라는 안내가 표시됐다. 다만 이 알림음 소리가 그리 크지 않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심 주행이 주된 목적임을 감안하면, 정숙성과 가속감도 만족스러웠다. 시속 120km를 넘나드는 속도에서도 주행감은 부드러웠고, 풍절음 등 외부소음의 유입도 크지 않았다. 현대차에 따르면, 베뉴는 차체 패널의 강성을 증대해 노면 소음이 최소화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속 시 들리는 엔진음은 사람에 따라 거슬릴수도 있을 법 하다.

베뉴엔 스마트스트림 G1.6 엔진이 탑재됐으며 최고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7kgf·m의 동력 성능을 구현한다.

이날 경험하진 못했지만 베뉴엔 ‘2WD 험로 주행 모드’도 탑재됐다. SNOW(눈길), MUD(진흙, 비포장), SAND(모래, 자갈) 등 각각의 상황에 맞는 주행 모드 설정이 가능하다.

연비는 목적지를 향할 때와, 돌아올 때 큰 차이가 있었다. 같은 길을 오갔음에도 목적지를 향할 땐 13.1km/ℓ의 연비를 보였고 돌아올 땐 15.4km/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각기 다른 운전자의 습관과 코스가 영향을 미친 듯 하다. 베뉴의 공인 복합연비는 15인치 기준 13.7km/ℓ, 17인치 기준 13.3km/ℓ이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17인치다.

한편, 혼라이프를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들을 대상으로 했기에 옵션 추가 시 판매가격은 아쉬움이 남는다. 베뉴의 판매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스마트 1473만원(M/T, 수동변속기), 1620만원(IVT, 무단변속기) ▲모던 1799만원 ▲플럭스 2111만원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