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사업 관계사 지분 정리, 점안제 생산라인 구축에 93억원 투입···마스크 사업 5억원 투자하며 회수 기간 3년 전망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국제약품이 화장품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점안제 사업을 추진하는 등 수익경영에 본격 나섰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됐던 이같은 경영방침은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수익 발생이 쉽지 않거나 불투명한 사업은 정리하거나 축소하고 수익이 예상되는 새로운 사업에 집중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불황이 이어지며 수익 특히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업황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경향을 대표하는 제약사는 여러 업체가 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익을 내고 신규 사업을 추진한 국제약품도 포함된다. 

실제 국제약품은 관계사 위주로 진행됐던 화장품 사업을 지난해 축소하고 점안제 사업을 준비하는 등 수익 위주 경영에 올인한 사례다. 구체적으로 국제약품은 화장품 수입업을 개시하기 위해 지난 2012년 10월 화장품 판매업체 제아H&B를 설립했다. 당시 국제약품 지분은 70%로 알려졌다.

국제약품은 제아H&B를 설립한 후 본사의 화장품 사업을 대부분 넘겼다. 하지만 국제약품은 제아H&B에 투자했던 지분 70% 중 50%를 매각하고 20%를 보유하고 있다가 지난해 6월 이 지분도 처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국제약품은 자회사인 국제피앤비를 통해 ‘오리지널 로우’ 브랜드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제아H&B 지분 정리를 계기로 화장품 사업 규모는 대폭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약품이 이처럼 화장품 사업을 줄인 것은 매출 규모에 비해 당초 예상보다 실질적 수익이 적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실제 국제약품이 지난해 6월 지분을 처분한 후 제아H&B는 올해 초 국내 모 화장품 기업에 매각됐다.

반면 국제약품은 안산공장에 1회용 점안제 생산시설 구축을 추진하며 신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지난 3월 하순 독일 롬멜락사와 1회용 점안제 생산 설비 BFS 도입을 위한 계약식을 체결한 국제약품은 조만간 본격 생산라인 공사를 시작해 내년 12월까지 마무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생산시설이 구축되면 미국 및 EU 기준에 부합되는 고품질의 점안제 제품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국제약품은 93억원 규모 투자를 통해 연간 7000~1억관 이상의 1회용 점안제 생산 능력을 갖추고, 큐알론 점안액 등 점안제 제품의 안정적 공급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제약품의 이같은 화장품 사업 축소와 점안제 사업 추진은 회사 수익과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아H&B 내에서의 정확한 화장품 사업 규모와 수익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년 동안 국제약품이 진행했던 긴축재정과 원가절감, 판매관리비 절감 등 큰 방침의 일환으로 관계사 지분 정리를 추진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점안제 사업의 경우 현재 휴온스 등 타 제약사에 1회용 점안제 제조를 위탁해 판매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93억원 투자로 생산시설을 구축한 후 수익을 내며 안정적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같은 수익경영은 마스크 사업에서 구체적 수치가 확인된다. 국제약품은 미세먼지와 황사 등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는 ‘국제약품 황사방역용 마스크’ KF94와 KF80 2종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아 지난 3월 초순 출시했다.

국제약품은 마스크 출시에 앞서 생산시설 등에 2018년 4억4000만원, 2019년 6000만원 등 총 5억원을 투자했다. 국제는 연간 마스크 판매 실적을 50억원으로 예상했고, 투자금 회수 기간을 3년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기준 시장규모가 700억원대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판매하는 회사는 많지만 제조시설을 갖춘 업체는 상대적으로 소수라는 점을 감안해 제조시설 구축에 주력한 것이다. 현재 국제약품은 마스크 생산 공장 부지를 확보했고, 1호기와 2호기가 테스트 중인 상태다. 연간 생산량은 100만장 정도로 추산된다.

실제 국제약품의 종합적 수익경영은 일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달성한 영업이익 32억8701만7509원은 전년동기대비 28.2% 성장한 실적이었다. 이어 올 1분기 25억5447만8031원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전년대비 278.5% 증가율을 기록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이제 제약사도 무분별한 사업다각화를 지양해야 한다”면서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업체들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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