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 간 자산 가치 가파르게 상승···금펀드 수익률만 9%
미 연준 금리 인하, 미·중 무역분쟁에 하반기 추세 지속 전망 우세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과 채권 자산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금 가격은 최근 3개월 동안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금펀드와 같은 상품의 수익률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채권 역시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견조한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1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금펀드 12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9%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대안투자형(2.5%), 국내주식형(-8.95%), 해외주식형(-1.3%) 대비 두드러진 성적이다. 금펀드는 올해 기준으로도 12.65% 수익률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그래프=시사저널e
그래프=시사저널e

실제 금가격은 최근 국내외 증시가 요동치던 순간에도 큰 폭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5월 1일(이하 현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은 온즈당 1284.2달러였지만 이달 3일 1420.9달러를 기록하며 두 달만에 10.6% 상승했다. 특히 이날 보인 금가격은 2013년 5월 이후 최고치였다. 

채권 관련 상품들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3개월간 해외 채권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3.08%를 기록해 국내외 주식형 펀드보다 높은 성과를 냈다. 같은 기간 국내 채권형 펀드는 0.95% 수익률을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이 역시 주식 대비 상대적으로는 좋은 흐름이다.

표=시사저널e.
표=시사저널e.

채권 금리를 살펴보면 미국채 10년물은 지난 10일 연 2.061%로 3개월 전인 4월 10일 연 2.465% 대비 40.4bp(Basis point·1bp = 0.01%포인트)나 내렸다(가격 상승). 올해 초 2.686%와 비교하면 금리 하락폭은 더욱 크다. 미국채 3년물 역시 올해 1월 초 연 2.45% 수준에서 최근 1.77%까지 68bp 하락한 모습이다. 한국 국채 역시 미국채 금리 흐름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과 채권 자산의 강세 흐름이 계속 나타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움직임도 상대적으로 금과 채권의 강세를 이끄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금값 전망과 관련해서 영국 리서치 회사 ‘인디펜던트 스트래티지’의 데이비드 로슈 글로벌 전략가는 지난 8일 CNBC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고 경기 하강에 따라 미국 연준은 기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금값은 연말 온스당 2000달러까지 도달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이끌고 금리 인하에 따른 달러 약세가 상대적으로 금값의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분석이다. 

채권 역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6일 열린 금융투자협회 채권포럼에서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와 미중 무역분쟁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글로벌 투자자들은 주식보다는 채권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일 것”이라며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확대에 따라 유럽을 제외한 미국 국채와 신흥국 채권 투자가 긍정적”이라 밝힌 바 있다. 

다만 금과 채권 투자에 대한 리스크도 존재한다. 시장 전망과는 다르게 미국과 중국의 무역 타결이 이뤄지고 경기 회복에 따라 연준의 스탠스가 변할 경우 금과 채권 가격의 추세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더불어 두 자산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는 점도 부담요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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