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물량 중 90% 안팎 비중···당장 영향 없지만 향후 전망은 불투명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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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악화되고 있는 한일 관계가 대(對) 일본 수출 비중이 높은 종근당과 영진약품에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사의 수출 물량 중 일본 비중은 90% 안팎인데, 현재까지 큰 영향은 없는 상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산업 전반에 여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의 한국 수출 규제 강화를 추진해 해당 업종은 물론 타 업종에도 영향이 미칠지 주목되는 분위기다.  

제약업계는 표면적으로 최근 한일 갈등에 따른 직접적 여파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대일 수출 물량과 금액 비중이 높은 제약사들의 경우 향후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상황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 수출 비중이 높은 대표적 제약사로는 종근당과 영진약품이 꼽힌다.   

우선 종근당의 지난해 매출은 9562억1900만원이다. 수출 물량은 489억4000만원이다. 일본으로 수출된 의약품은 410억7300만원 규모로 집계된다. 일본 수출 비중이 84%다. 이 같은 비중은 올해도 비슷하다. 1분기 전체 매출 2340억900만원 중 수출액은 63억86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중 일본에 수출된 물량은 55억8200만원어치다. 일본 수출 비중은 소폭 상승해 87%로 집계됐다.

종근당이 일본에 수출하는 주요 품목군은 항생제와 면역억제제다. 회사 측은 이 두 개 품목군이 각각 절반가량씩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항생제 대표 품목은 세프트리악손 주사제다. 면역억제제 주요 품목은 타크로리무스다. 종근당 관계자는 “특별한 사유는 없고 일본 의약품시장이 큰 데다 현지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진행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일본 수출 비중이 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종근당은 전체 해외 수출 중 일본 비중이 높지만 주요 수출 품목이 별도 제조소와 까다로운 공정을 요구하는 특수제제이기 때문에, 현재는 일본 정부의 규제 여파를 체감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또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일반 소비재와 다른 의약품은 경제 조치로 인한 피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영진약품의 경우 올 1분기 기준 529억4400만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수출 물량은 156억여 원 규모로 집계된다. 일본으로 수출한 금액은 149억여 원이다. 수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95.5%에 달한다.

영진약품의 매출과 수익성에서 일본 수출이 어느 정도 중요성을 갖는지는 지난해 실적에서 확인됐다. 영진의 지난해 매출은 1864억800만원이다. 전년 대비 4.41% 감소한 수치다. 또 영진약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1억8700만원 손실로 나타나 적자로 전환됐다.

지난 2017년 1950억8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연매출 20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뒀던 영진약품이 지난해 이처럼 부진했던 것은 일본 수출 실적과 관련 있다. 일본 거래처의 재고 조정이 장기화한 기간 동안 수출 실적이 부진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친 탓이다.    

하지만 영진약품은 지난해 4분기부터 일본 수출이 회복세를 타며 전체 매출과 수익성이 호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2억15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8% 성장했다.  

현재 영진약품은 일본 수출에 지장은 없는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단, 일본의 규제가 전체 산업으로 확대될 경우에는 여파가 일부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영진약품의 일본 수출 품목에서는 세파계 항생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대표 품목은 세프카펜과 세프디포렌 등이다.

영진의 의약품 수출에서 일본 비중이 높은 것은 지난 1970년대부터 자사의 생산 규정과 품질력 등이 일본으로부터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10년 전인 지난 2009년 일본의 이토추사와 세파계 항생제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대일 수출 비중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일본이 아닌 다른 국가로도 수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면서 “올 1분기 성장세가 2분기에도 유지되고 있어 올해 2000억원 매출 달성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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