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마이너스의 손’되나···신라젠 주가 급락세에 CB 투자 ‘빨간불’
키움증권 ‘마이너스의 손’되나···신라젠 주가 급락세에 CB 투자 ‘빨간불’
  • 송준영 기자(song@sisajournal-e.com)
  • 승인 2019.07.0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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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임원 주식 처분과 펙사벡 임상3상 불안감 확대에 주가 하락
키움증권이 진행한 1000억원 규모 CB, 전환가액 크게 밑돌아
부정적 임상 결과 나오면 투자자 손실 불가피···반대인 경우엔 반전
신라젠 주가가 3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그래프=시사저널e
신라젠 주가가 3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 그래프=시사저널e

국내 대표적인 바이오사인 신라젠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 초 키움증권이 대규모로 사들인 신라젠 전환사채(CB)가 재조명받고 있다. 당시 불거졌던 ‘무리한 투자’라는 우려가 다시금 부각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물량 대부분을 셀다운(기관 재매각)해 직접적인 리스크는 크지 않겠지만, 신약의 임상 실패라는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평판 훼손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신라젠 주가는 전날 대비 11.21% 내린 4만2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올해 연고점인 3월 5일 장중 8만100원과 비교하면 47.5% 넘게 하락한 것이다. 더불어 신라젠이 4만2000원대에서 장을 마친 건 2017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신라젠 주가의 내림세가 이어지면서 키움증권이 사들인 CB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키움증권은 신라젠의 CB발행 대표 주관사로 1000억원의 CB를 총액인수했다. 이는 당시 키움증권 자기자본(1조9346억원)의 5% 수준으로 그동안 보여온 CB 투자에 비해 규모가 컸다. 키움증권은 이 중 일부 물량을 제외하고 대부분을 셀다운한 상태다.

현재 상태로라면 투자 기대수익률은 크게 떨어진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지난달 21일 5만7200원으로 리픽싱(재조정)됐지만 여전히 신라젠 주가와는 거리가 멀다. 만기 이자율이 다른 CB보다 높은 3%지만, 만기가 2024년 3월, 조기상환 권리 행사 개시 시기가 2021년 1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수익률 대비 기회비용이 크다. 게다가 신라젠은 최근 5년 동안 영업손실을 보고 있어 재무적인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신라젠의 주가 약세 배경으로 항암 신약 펙사벡에 대한 불안감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다. 펙사벡은 신라젠의 핵심 신약으로 시장가치가 1조원에 달해 투자자들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펙사벡의 지난 3월 글로벌 임상3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무용성 평가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회사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지만 주가의 방향성을 바꾸지 못했다. 

여기에 최근 신라젠의 한 현직 임원이 보유 주식을 전량 처분하면서 시장의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지난 8일 이 회사의 한 임원은 주식 16만7777주(약 88억원)를 이달 1일부터 지난 5일까지 4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전량 매도했다. 임상 결과 발표를 앞두고 나온 매도를 일각에선 부정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신라젠은 이에 대해 “주식 행사에 따른 차입금과 개인 채무에 따른 차입금 납부 등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매도했다”며 임상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만일 일각의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키움증권을 통해 신라젠 CB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키움증권은 펙사벡 무용성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올 경우 만기 이자율 6%를 받을 수 있다는 안전장치를 만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펙사벡의 무용성 평가가 부정적으로 나올 경우 이자는 고사하고, 신라젠이 CB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상환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펙사벡은 신라젠의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그동안 신라젠은 펙사벡이 향후 벌어들일 수익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했다고 해도 무방하다”며 “만일 펙사벡의 신약으로서 가치가 떨어지게 되면 신라젠이 새로운 자금을 조달하거나 빌린 자금을 상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반면, 키움증권은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투자 손실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부분의 물량을 셀다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스크가 높은 투자 건을 큰 규모로 진행했다는 측면에서 키움증권이 평판 훼손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도 대규모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키움증권은 목표액을 당초 3000억원 수준에서 1000억원으로 낮추면서까지 신라젠 투자를 밀어부친 바 있다.

다만 반전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오는 9월 펙사벡의 임상 결과가 좋게 나올 경우 투심이 급격하게 회복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본격적인 신약 판매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 주가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 이 경우 CB 투자자들은 주식 전환을 통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고, 키움증권도 성공적인 투자 레코드를 쌓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송준영 기자
금융투자부
송준영 기자
song@sisajournal-e.com
시사저널e에서 증권 담당하는 송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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