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대세 넘어가···오프라인 혁신 없이는 위기 탈출 어려워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위기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온라인의 급격한 성장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대표 주자였던 대형마트의 실적을 보면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이마트가 2분기 실적에서 사상 첫 적자를 낼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나왔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6% 감소한 7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내수 침체로 2분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도 브랜드가치 1~2위를 달리는 이마트로서는 굴욕 중의 굴욕이다.

홈플러스도 2018 회계연도(2018년 3월~2019년 2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09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7.5% 감소했다. 유일하게 롯데마트가 1분기 영업이익에서 194억원으로 전년보다 62.6% 증가했지만 이는 K-IFRS 1116호 리스 회계 적용 등에 따른 것이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위기는 일회성 또는 단기간 이슈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온라인으로 고객이탈이 심화되고 있어 역성장이 가시화 됐고, 최저임금 인상, 카드수수료 인상 등은 수익성을 회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온라인의 성장은 갈수록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대형마트는 취급상품 수에서 소셜커머스와 상대가 되지 않는다. 대형마트가 많아야 6만개를 취급한다면 쇼셜커머스는 최소 400만개 이상의 상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가격과 배송에서도 경쟁력을 갖추면서 소셜커머스는 오프라인 채널을 위협하는 그 이상의 수준이 돼버렸다. 실제 쿠팡의 매출이 전국 120개 매장을 보유한 롯데마트와 비교될 정도니 말이다.

그러나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근본적인 문제는 혁신 자체를 기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유통혁신이 국내에서는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미국의 아마존이 계산대 없는 무인 매장인 아마존고(Amazon Go)의 두 번째 매장을 지난해 8월 열면서 유통혁신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재확인했지만, 국내 유통업계는 셀프계산대가 고작이다.

우리보다 IT기술이 뒤떨어지는 중국은 일찌감치 모바일 결제가 생활화됐고, 최근에는 안면인식 기술이 접목된 무인매장까지 등장했다. 중국은 셀프계산대 수준이 아닌 진짜 무인매장을 빠르게 확대시킬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현재 상황이 향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일부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초저가를 내세우며 출혈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이 같은 방법이 위기 탈출은 고사하고 생명을 더욱 단축시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결국 혁신다운 혁신을 이루지 못한다면 미국의 아마존처럼 한 개의 온라인 기업이 전자상거래의 40% 안팎의 시장을 점유하는 초유의 사태가 국내에서도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미 일부 국내 온라인업체들이 해외자본을 끌어들이며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군침을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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