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에 익숙한 10대들에게 큰 인기

채팅형 소설 '채티' 모습. / 이미지=아이네블루메
채팅형 소설 '채티' 모습. / 이미지=아이네블루메

웹소설이 진화하고 있다. 초창기 웹소설이 기존 종이 소설을 웹에 제공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제는 SNS 메신저처럼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는 ‘채팅형 소설’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과거 초창기 웹소설은 시중에 유통되던 종이 소설을 웹으로 옮기는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배경 설명은 짧게, 인물 간 대화는 길게 진행하는 등 모바일기기에 최적화된 모습으로 점차 변했다. 

최근에는 채팅형 소설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채팅형 소설이란 SNS 메신저처럼 대화 형식으로 소설이 전개되는 콘텐츠를 말한다. 실제 소설에 참여하는 듯한 현실감과 몰입감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사용자는 메신저 화면을 터치하면서 소설을 읽게 된다. 특히 채팅형 소설의 경우 텍스트뿐만 아니라 각종 이미지와 사운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책 읽기를 싫어하는 어린 학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웹소설이 단순히 글자만을 나열했다면, 채팅형 소설은 인물 간의 대화를 SNS 메신저와 같이 말풍선으로 제공해 가독성을 높였다. 특히 인물별로 프로필 사진이 제공되고, 각 상황에 맞는 이미지가 등장하면서 몰입감을 한층 더 극대화했다. 가령 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공포소설의 경우, 소설 진행에 따라 병원 이미지와 주사기 이미지 등이 등장하는 식이다.

사실 이러한 채팅형 소설은 과거 SNS 메신저가 등장한 이후, 연예인 팬픽 등에 자주 사용돼 왔다. 팬픽이란 팬이 직접 쓰는 소설로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나 연예인, 스포츠 스타를 본 따거나 주인공으로 내세운 창작물을 뜻한다. 

이후 2015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이를 플랫폼으로 발전시킨 앱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얀(yarn), 훅트(hooked), 일본의 텔러(teller) 등이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이러한 채팅형 소설 플랫폼이 평소 책 읽기를 싫어하는 10대들에게 큰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채팅형 소설은 최근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플랫픔으로는 스타트업 아이네블루메가 운영하고 있는 채팅형 소설 앱 ‘채티’가 있다. 아이네블루메는 15년 동안 네이버에서 부문장, 기획본부장, 미국법인장 등을 역임하며 네이버 초기 성장을 경험한 최재현 대표를 중심으로 구성된 팀이다. 

지난해 출시된 채티는 1년 만에 70만 다운로드를 넘어섰으며, 현재 누적 콘텐츠는 15만편이 넘는다. 지금도 매일 1000편의 새로운 콘텐츠가 등록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마찬가지로 10대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아이네블루메는 앞서 지난 2월 2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해당 투자에는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두나무앤파트너스, 카카오벤처스 등이 공동 참여했다. 당시 투자와 관련해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채팅형 콘텐츠는 밀레니얼 세대가 소비하기에 최적화된 시장을 형성하며 웹툰·웹소설에 이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웹소설업계 관계자는 “채팅형 소설의 경우, 말풍선과 이미지 등이 함께 제공된다는 점에서 기존 웹소설과 비교해 독자들의 몰입감이 높을 수 밖에 없다”며 “아직 국내에서는 대중화되지 못한 상황이지만, 최근 관련 플랫폼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인지도를 높여나가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채팅형 소설은 텍스트보다는 이미지·영상 등에 익숙한 10대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며 “다만 기성세대들에게는 소설이 채팅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어색하게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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