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4일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핵심 부품 수출제한 조치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불매운동 일본기업리스트 나돌아
한일 외교관계, 단기간 회복 쉽지 않아 장기화 조심도 엿보여

/그래픽=이다인
/ 그래픽=이다인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될 기미를 보이자 유통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일부 소비재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불매운동이 더욱 힘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업계는 경색된 한일 외교 관계가 정상화될 때까지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5일 일본이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의 수출제한 조치를 규탄하며 “일본 제품의 판매중지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미 일부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이 마일드세븐 등 담배와 아사히, 기린 등 맥주를 비롯해 조지아 등 커피류를 전량 반품하고 판매중지에 나섰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4일 일본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필요한 폴리이미드, 포토 리지스트(감광액), 고순도 불화수소(에칭 가스)의 대 한국 수출 통제를 시작하면서 국내 여론은 들끓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격앙된 반일감정을 드러내며 불매운동에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 네티즌은 “불매운동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일본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도쿄올림픽까지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제품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일부 소비재 업체들은 주가에서 반사이익을 얻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국내 필기구 시장에서 일본 펜과 경쟁하고 있는 모나미의 주가는 전날보다 6.02% 오른 3525원에 장을 마쳤다. 아사이 맥주 등 일본산 맥주와 경쟁하는 하이트맥주 역시 6.51% 오른 9820원에 마감했다.

현재 경색된 한일 외교관계가 단기간 내에 회복되기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일제 불매운동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일본 정부가 수출제한 조치를 단행한 이후, 일부 일본업체들이 한국에 대한 수출허가 신청서류를 제출했지만 허가를 받은 곳은 단 한곳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무역업체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통관이 수개월 이상 지연될 가능성 있다”며 현 상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튄 경우도 있다. 생활용품 유통기업 다이소의 경우 대주주가 아성HMP으로 국내 기업이지만 일본 다이소와 이름이 같고 일본 다이소가 2대 주주(30%)로 있다는 이유로 불매운동 리스트에 올랐다. 다이소 관계자는 “일본 주주는 단지 외국인투자자다. 일본기업으로 오해해 (불매운동 리스트에) 잘못 올랐다. 현재로서는 이에 대해 공식입장을 낼 수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