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SK하이닉스···日 반도체 규제 발표했지만 외국인 순매수 유지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입구에서 직원과 방문객들이 오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식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주식도 매수가 이어졌다. 일본 수출규제 파장이 커지면서 두 기업 주가 하락이 계속되고 있지만 외국인들은 여전히 두 기업이 저평가됐다고 판단하며 매수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주요 소재 부품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 1~5일 외국인의 삼성전자 주식 순매수 규모는 총 475만2195주다. 반면 기관은 같은 기간 50만8293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식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총 82만8789주다. 여기에 기관도 44만3918주 순매수하며 투자 규모를 늘렸다. 

외국인 사자세가 이어지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 주가는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수출 규제를 시행한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급락 중이다. 지난달 28일 4만7000원을 기록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5일 4만565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5거래일 동안 2.9% 떨어졌다. SK하이닉스 주가도 같은 기간 6만9500원에서 지난 5일 6만8400원으로 하락했다.

주가하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양사 주식을 순매수하는 이유는 일본 규제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일본 정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을 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단기간 동안 두 기업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제품 생산을 위한 주요 소재 재고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규제 대상 3개 품목 중 하나인 에칭가스는 포토레지스트 수준으로 일본 업체 점유율이 높지 않고 국내 업체가 수입선을 다변화해 놓은 상태다. 아울러 일본 소재 업체에 의하면 포토레지스트 중 현재 공정에 주력으로 사용되고 있는 ArF 레지스트, KrF 레지스트는 규제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아직 폴더블 패널은 시장 형성 단계고 일본을 대체할 수 있는 CPI 공급 가능업체가 있기 때문이다. 이어 초박막 유리(UTG) 등 대체 소재 개발이 진행 중이다. 

특히 지난 3일 정부가 반도체 소재 등의 개발을 우선 예산사업으로 선정하면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에 2020년부터 10년 동안 1조원을 투입하기로 하며 투자 심리를 높였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 규제가 향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주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본 정부가 현재 공정에 주력으로 사용되는 제품을 규제 대상에 포함해 실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제품 생산에 차질을 주겠다기보다 자국 첨단 기술력을 부각해 정치 협상용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 2분기 매출액은 1분기 대비 1.4%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2%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년 전에 비해 56.3% 크게 감소했으나 전분기보다는 4.3% 증가했다. 전분기 대비 증가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2분기 연속 6조원대를 기록하며 ‘바닥을 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은 저점으로 하반기에는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황이 저점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IT 대표 종목으로의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