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치료법 부재, 매년 위내시경 검사 필수···금주·금연 필요, 비타민C 함유 음식이 예방에 도움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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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몰라도 소화기능 하나는 자신 있던 40대 남성 S씨는 얼마 전 위내시경 검사를 받고 ‘장상피화생’ 진단을 받았다. 별다른 통증도 없었고, 심지어 주변에서 흔히 앓고 있는 위염 같은 질환도 아니어서 걱정이 됐다. 의사는 문진 후 평소 S씨의 생활습관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위암 발생률을 11배 높이는 장상피화생이란 위장질환이 있다. 전문가들은 장상피화생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매년 위내시경 검사를 받고 금주와 금연 등으로 예방해야 한다고 권유한다.  

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가 중 대한민국이 위암 발병률 1위다. 위암은 초기 별다른 증상이 없어 방치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염을 진단 받게 된다. 그런데 위염이 흔한 질환이라는 인식 때문에 특별한 치료를 하거나 이보다 심한 단계 질병으로 악화되기 전에 예방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위염을 초기 치료하지 못하면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위암 발생률을 높이게 된다.  

위장 표면에 염증이 생기고 이를 치유하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위 점막 세포 재생력이 약해지면서 만성위축성위염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만성위축성위염 역시 재발 과정을 반복하면 위장 점막 세포가 장의 점막 세포와 유사하게 변화한다. 이같은 질환이 바로 장상피화생이다.    

최정민 상계백병원 소화기병센터 교수는 “위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위장 기능이 저하되고 위의 점막 재생이 올바르게 되지 않아 회백색 세포로 대체되는 것”이라며 “내시경에서는 위 점막 분비샘이 없어지고 색깔이 변해있으며, 작은 돌기가 생겨 오돌도돌해진 모양으로 나타난다”고 전했다.

장상피화생은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유병률을 보면 환자 수가 적은 질환은 절대 아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와 권영재 전문의 연구팀은 지난 2003년부터 2018년 사이 병원에서 내시경 검사를 받은 200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장상피화생 유병률을 5년 단위(2003∼2007년, 2008∼2012년, 2013∼2018년)로 구분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장상피화생의 경우 여성 유병률은 기간별로 21.4%, 15.8%, 10.8%로 집계됐다. 남성은 유병률이 31.2%, 16.6%, 21.7%로 나타났다. 

장상피화생은 복부 팽만감과 소화기능 장애 이외에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질환이다. 이에 위염 정도로 생각하고 안이하게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상피화생이 진행됐다면 위암에 걸릴 확률이 11배 높아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만큼 질환의 중요성이 높다는 의미다. 한 전문가는 “장상피화생 발병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면서도 “헬리코박터균으로 인해 생긴 만성위염이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상피화생의 또 다른 특징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치료로는 호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발병을 사전에 막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1년에 한 번 위내시경 검사를 받으면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실제 한 대학병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1년에 한 번씩 내시경 검사를 한 환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위암 발견률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또 1년마다 시행했을 때 조기 위암 발견으로 내시경 치료하는 비율이 높았다고 한다.

최정민 교수는 “금주와 금연을 해야 하는 것은 필수”라면서 “짠 음식과 탄 음식 등 위에 자극을 주는 음식도 피해야 하며, 비타민C가 많이 든 채소와 과일을 먹는 것이 장상피화생 예방법”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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