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에서 1년 새 국제선 10개 노선 취항하는 등 공격적 전략 이어져···국제선 점유율 두 자릿수 눈 앞
"당장의 탑승률이 저조하더라도, 장기적으론 수익 낼 것이라 기대"

사진=제주항공
제주항공이 이 달에만 신규 노선 세 곳에 취항했다. /사진=제주항공

항공업계에선 연일 ‘상황이 좋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이유는 수요에 비해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는 점인데, 제주항공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신규 취항을 이어나가고 있다. 당장 탑승률이 부진하더라도 노선 확보를 통해 장기적인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국내외 항공업계의 상황은 그리 밝지 않다. 유가는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항공 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잉된 상태이고, 한·일 관계 악화 등 대외 변수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올해 국제항공운송 산업 수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이 같은 우려에도 ‘신규 노선 취항’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보이고 있다. 이 달에만 벌써 3개 노선 신규 취항 소식을 발표했다. 지난 1일 무안~후쿠오카 취항에 이어 지난 2일엔 제주~후쿠오카 취항 소식을 알렸다. 전날엔 부산~싱가포르 노선 취항 기념 행사를 가졌다.

특히 일본 노선을 확대한 것이 주목된다.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다른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관광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지난 5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 수는 60만3400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8% 줄어들었다. 지난 3월과 4월 각각 5.4%와 11.3% 줄어든 데 이어 5월에도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1~5월 누적 일본 방문 한국인 관광객 수는 325만800명이었다. 이는 전년보다 4.7%가 줄어든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일 관계가 악화되고 있어 향후 전망도 좋지만은 않다.

제주항공은 당장의 탑승률보다는 장기적인 그림을 그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당장의 탑승률은 조금 낮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노선을 늘려나가는 전략이 수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제주항공이 취항한 정기 노선은 75개로, 최근 들어 급등한 모습이다. 특히 허브공항을 만들겠다고 선포한 무안공항에선 1년 새 10개의 국제선을 취항하는 등 공격적인 노선 확보 전략을 이어나가고 있다.

실질적인 성과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 1분기 외항사를 포함한 항공사 중 9.5%의 국제선 점유율을 기록했다. 국적항공사 중 22%인 대한항공과 14.7%인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점유율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매년 점유율이 낮아지는 반면, 제주항공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년 전 22.3%의 국제선 점유율을 보였던 아시아나항공은 14.7%로 감소했고, 제주항공은 4%에서 9.5%까지 상승했다. 노선 숫자의 격차도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5일 기준 아시아나항공은 102개 노선을 정기 운항 중이다. 제주항공은 75개 정기 노선을 운항 중이다. 지난 5월 한·중 항공회담 결과로 9개 노선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의 신규 취항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리를 잡은 제주항공의 경우 노선 확보 전략을 진행하기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론 중장거리 노선 취항 등도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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