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하나금융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플랫폼 공식 참여
SKT는 하나금융 주식 블록딜 매도···“아직 정해진 바 없어”

KEB하나은행과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크플레이스 빌딩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사진 왼쪽)과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사진 오른쪽)/사진=하나금융그룹
KEB하나은행과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크플레이스 빌딩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사진 왼쪽)과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사진 오른쪽)/사진=하나금융그룹

제3 인터넷전문은행 경쟁 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예비인가 심사에서 나란히 고배를 들었던 하나금융그룹과 토스가 협업을 발표하자 자연스럽게 향후 컨소시엄 구성에 대해 여러 가능성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인터넷전문은행 도전자로 거론되는 주요 금융사들은 아직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는 중이다.

지난 4일 하나금융은 토스의 GLN(Global Loyalty Network) 공식 참여 사실을 밝혔다. GLN은 하나금융의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향후 토스 앱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토스 사용자들은 더 많은 국가의 온·오프라인 결제업무를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손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금융과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사)가 업무협약을 체결하자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제3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집중됐다. 하나금융과 비바리퍼블리카는 각각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추진했다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금융과 함께 키움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SK텔레콤이 하나금융과 소원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새 컨소시엄 구성을 예측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지난달 18일 SKT는 하나금융 주식 600만주(2.0%)가량을 블록딜(대량매매)로 매도한 바 있다.

SKT가 하나금융과 함께 핀테크업체 핀크(Finnq)를 설립하는 등 금융업 진출에 나섰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해 협업 정도를 조정하고 있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또한 키움증권, SKT, 하나은행, 세븐일레븐, 롯데멤버스, 11번가 등이 참여한 키움뱅크 테스크포스(TF)도 최근 해체된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금융과 토스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양 기업은 지난 예비인가 탈락의 문제점을 상호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5월 예비인가 당시 키움뱅크는 ‘혁신성 부족’, 토스뱅크는 ‘자금 조달 방식’ 때문에 불승인 결정을 받았다. 특히 토스의 입장에서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에서 중도하차했던 신한금융그룹의 빈자리를 하나금융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된다.

신한금융의 재참여 여부도 향후 제3 인터넷전문은행 경쟁 구도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록 견해 차이로 토스뱅크 컨소시엄에서는 나왔지만 신한금융은 여전히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한 생활플랫폼 연계 서비스 출시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지난 5월말 제3 인터넷은행 인가 결과를 발표한 후 “토스와 함께했던 신한금융이 여전히 관심이 있는 걸로 안다”며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현재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은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 측 관계자는 “토스와의 새로운 상품 출시가 반드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컨소시엄이라는 것이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요구로 이뤄질 수는 없기 때문에 미리 단정해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연히 가능성은 열려 있으나, 이는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라며 “ICT기업의 제안을 기다리는 입장으로서 미리 어떠한 입장을 얘기하면 (상대 기업의) 몸값만 올려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 측 관계자 역시 “생활플랫폼과 연계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계획은 이전과 동일하다”며 “다만 아직 예비인가 신청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특정 사항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ICT기업이 반드시 함께해야 하는 만큼 적절한 파트너가 있으면 당연히 고려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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