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낸드 가격 예상치 대비 ↑‧디스플레이 일회성 비용 반영…컨센서스 상회
3분기 디스플레이 성수기로 반등 기대…日 수출 제재에 위기감 고조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영업이익 6조원대 마지노선을 지켜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주력 사업의 하락세에도 증권가 예상치를 소폭 상회한 실적을 내면서 전분기 대비 선방한 실적을 내놓을 전망이다. 

올 3분기엔 애플향 수주를 통해 디스플레이 사업과 가전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대외 통상 무역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가중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의 수출 제재 등이 장기화할 경우 신성장 동력으로 밀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개발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도체 하락세 지속했으나 디스플레이 흑자 전환

삼성전자는 5일 지난 2분기 잠정실적을 매출액 56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으로 공시했다. 전기 대비 매출은 6.89%, 영업이익은 4.33% 증가한 수치다. 전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6조2000억원으로 반도체가 호황으로 접어들기 직전인 지난 2016년 3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24%, 영업이익은 56.29% 감소했다.

하락세는 여전했지만 당초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하는 실적이다. 이달 초 기준 증권업계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6조1000억원 수준이다. 

증권업계선 이번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가격 하락세는 지속됐으나 일부 제품 거래 가격이 당초 추정치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DDR4 8기가비트(Gb) D램 제품의 고정거래가는 전월 대비 12% 가량 하락한 3.31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증권가에선 올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3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 실적 하락세는 지속됐지만 2분기 낸드 거래 가격이 소폭 상승하면서 믹스 효과가 맞물려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번 분기 매출이 3조원 달러 가량 늘었는데, 1분기 대비 2분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전 사업부 실적이 개선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흑자 전환이 일어났을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발 물량으로 리지드 OLED 패널 양산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일회성 비용이 반영, 전분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삼성이 주력하는 플렉시블 OLED 패널 양산 가동률은 여전히 낮아 흑자 규모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세트사업의 경우 ‘갤럭시S10’ 시리즈가 전분기 흥행세보단 다소 주춤하면서 영업이익 개선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TV 등 생활가전 사업은 전분기 대비 소폭 실적이 상승해 5600억원대 규모의 흑자를 냈을 것으로 분석됐다.  

◇3분기 디스플레이 성수기…일본 수출 제재는 부담

올 3분기엔 애플향 물량 수주를 통해 디스플레이 사업과 가전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일본 정부의 수출 제재 등이 장기화할 경우 신성장 동력으로 밀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개발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연구원은 “올 2분기 리지드 OLED 패널 가동률이 개선된 점은 분명하나 플렉시블 OLED 가동률은 여전히 낮았다”면서 “3분기는 애플향 물량을 수주하는 전통적 성수기인 까닭에 플렉시블 OLED 패널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실적 회복이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본다. 전체 사업 영업이익 7조원까지 예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매출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여전히 하락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특히 대외적인 통상 분쟁으로 전세계 IT 기업의 설비 투자 심리가 위축,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은 연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분기 대비 재고 소진을 통해 가격 하락 폭은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일본 정부의 수출 제한과 같은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전날 일본 정부는 반도체 핵심 공정에 쓰이는 에칭가스와 포토레지스트(PR) 등 3개 소재 품목의 수출 방식을 포괄 허가 방식에서 개별 허가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로써 일본기업들은 한국에 해당 품목을 수출할 때 정부에 건별 신고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심사 기간만 90일간 걸릴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일본의 수출 제재가 삼성 파운드리 사업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삼성이 현재 수출 제한 품목의 재고를 3~4개월치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며, 특히 이들 소재가 주로 하이엔드 제품 공정에 쓰이기 때문에 미들‧로우엔드 제품에선 대체 가능한 소재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품 양산에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완전히 생산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3개월 이상 제재가 장기화하지 않는 이상 생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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