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결국 한국 상대한 반도체 소재품 규제 단행
삼성전자 등 반도채 대표주 상승 어려워져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반도체 제조 등에 필요한 핵심 소재 등의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의 타격이 우려된다. 사진은 2일 오후 텔레비전 매장이 모여 있는 용산전자상가. /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반도체 제조 등에 필요한 핵심 소재 등의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의 타격이 우려된다. 사진은 2일 오후 텔레비전 매장이 모여 있는 용산전자상가. /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한 핵심 소재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하면서 국내 증시와 반도체 관련주가 더 얼어붙을 전망이다. 정부가 일본의 이같은 조치에 반도체 소재를 비롯한 부품·장비 개발에 매년 1조원을 투입한다고 하며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었지만 외풍의 영향에 언제까지 버틸지 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하락세에서 벗어나 210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71포인트(0.61%) 오른 2108.73으로 장을 마쳤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32% 오른 4만6000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1.59% 상승한 7만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업계는 두 반도체 대표 기업의 주가 상승을 정부의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한 대책 발표 영향으로 본다. 정부는 지난 3일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반도체 소재를 비롯한 부품·장비 개발에 우선 예산사업으로 약 6조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부터 10년간 1조원을 투입하는 사업은 이미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규제하겠다고 나선 반도체 소재 수출 품목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기판 제작에 쓰는 감광제 리지스트, 반도체 세정에 사용하는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 등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이다. 한국은 이 제품 모두 일본 의존도가 높다. 플루오드 폴리이미드는 93.7%, 리지스트는 93.7%를 일본에서 수입한다. 에칭가스 수입 의존도는 중국산 46.3%, 일본산 43.9% 수준이다. 

이에 반도체 소재 공급을 일본 기업에 의존해온 삼성·LG 등 우리나라 기업의 반도체 생산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일본 의존도가 높은 소재에 대한 추가 규제가 발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수입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비메모리 분야의 성장에 걸림돌로써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코스피와 반도체 삼성전자 등 대표주 상승도 예단하기 힘들어졌다. 무디스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정부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6개월 전보다 0.2%포인트 낮아진 2.4~2.5%로 제시하며 증시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에 삼성전자 주가는 정부의 반도체 부품, 장비에 대한 투자 발표 전일인 3일까지 7월1일 대비 2.5%, SK하이닉스는 1.3% 떨어졌다. 삼성전기, LG이노텍, LG전자, 삼성SDI, LG디스플레이, 하이트론 등도 모두 주가가 내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측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절차 제재 조치는 총 규모보다 한국에 대한 핀포인트 제재라는 측면에서 부담”이라며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개선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여 주가도 일정 정도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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