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투톱체제 깨고 박찬종 대표이사 사장 돌연 사임···세대 교체론 등 추측 난무
자동차 손해율, 장기 위험 손해율 상승 등 향후 전망 어두워···디지털 차별화 ‘강점’

이철영 현대해상 대표이사 부회장/사진=현대해상
이철영 현대해상 대표이사 부회장/사진=현대해상

이철영 현대해상 대표이사 부회장의 어깨가 보다 무거워질 전망이다. 지난 6년간 투톱 체제를 유지하며 현대해상의 성장을 견인해왔던 박찬종 대표이사 사장이 돌연 사임하면서 경영 부담이 배가됐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해상은 현재 실적과 주가 두 부분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이철영 단독 체제 하에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2일 현대해상은 박찬종 대표이사 사장의 사임 사실을 공시했다. 박 사장은 지난 3월 1년 연임에 성공했지만 임기를 9개월이나 남기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의 갑작스러운 사임을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들이 제기됐다. 노사갈등과 실적부진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으며 건강 상의 이유라는 추측도 나왔다. 세대 교체를 위한 사전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기업보험 전문가 조용일 사장이 내년에 새로운 대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해상 측은 현재 여러 추측들은 부인하며 “일신 상의 이유로 사임한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철영 단독체제에 대한 우려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현대해상의 당기순이익은 37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19.6%나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27.08%(287억원) 줄어든 773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부진을 이어갔다.

경쟁사 삼성화재(2308억원)와 DB손보(992억원)에 뒤쳐졌으며 장기인보험을 내세워 성장 중인 메리츠화재(653억원)와의 격차도 크게 줄어들었다. 주가 역시 올해 첫 거래일 3만9850원에서 2만7450원(4일 종가 기준)으로 31.12%나 하락했다. 전체적인 업계 불황을 감안하더라도 같은 기간 삼성화재(-1.32%)나 메리츠화재(-7.03%)에 비해 큰폭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향후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실적하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던 자동차 손해율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문재인케어 풍선효과로 장기위험손해율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손해율도 여전히 악화 구간에 머물러 있어 11.2%포인트 오른 90.8%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장기위험손해율도 90.8%로 11.2%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9.8%포인트, 장기 위험손해율이 10.3%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기 위험손해율이 상승하는 구간에 진입한 현재 과거의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익전망치 추가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상품 차별화는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5월초 현대해상은 인보험 출혈 경쟁 속에서 ‘5069효도플랜’을 내놓으며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질병 발병률이 높은 고령층을 주요 고객으로 공략하는 가족특화 상품으로 현대해상이 5월 장기인보험 신계약 실적 3위를 차지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디지털 전략을 활용한 상품들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해상은 지난달 12일 운전습관연계(UBI) 특약을 기아차 UVO 서비스 이용 고객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커넥티드카-UBI 특약’은 안전운전습관에 기록된 점수가 70점 이상인 경우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적용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이 부회장 역시 지난해 10월 63주년 창립기념식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에 대비해 현대해상은 그동안 준비해 온 디지털 전략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바탕으로 보험업계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며 “보험영역 이외 신규 시장에 대한 끊임 없는 도전과 신 성장동력 발굴 노력으로 새로운 산업 환경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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