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1.5R 곡률 구현"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이미지 / 자료=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이미지 / 자료=삼성전자

 

일본 정부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삼성전자가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에 들어갈 커버 윈도우 소재를 일본 스미토모에서 공급받는 폴리이미드 대신 유리로 전환하는데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앞으로 폴더블용 커버 윈도우에 유리 소재 채용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에 대한 현황 파악에 분주한 상태다. 일본 정부가 디스플레이 패널 모듈에 들어가는 불화폴리이미드(FPI)의 수출 규제를 강화하면서다. 이날부터 일본 기업들은 한국에 FPI를 수출할 때 각 건마다 일본 정부의 개별 허가를 받게 된다. 심사 기간만 90일 가량 걸려 핵심 재료 수급에 차질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다.

아직까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일본이 수출 규제를 강화한 FPI 품목의 범위에 대해 해석이 분분한 모습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현황 파악 중”이라며 “현재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수출 규제가 소재인지 완제품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특정 PI를 만드는 소재로 파악하고 있다”며 “플렉시블하거나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만들 때 투명 기판 역할을 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서 이번 수출 규제로 인해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 양산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은 공통적이다. FPI는 불소 처리를 통해 열 안정성과 강도 등을 높인 폴리이미드다. 휘어지거나 투명한 기판을 구현할 때 쓰인다.

삼성전자는 일본 스미토모화학으로부터 받은 투명PI를 커버 윈도우로 채용했다. 이에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연내 갤럭시 폴드 양산에 차질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본이 아닌 다른 국가 공급사의 제품을 받더라도 설계 변경으로 인해 양산까지 시간이 지체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향후 투명PI 소재 커버 윈도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에 들어갈 박막강화유리(UTG)를 곡률 1.5R 수준으로 구현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독일 쇼트에서 수입한 유리 원판을 국내 업체의 식각과 강화 공정 등을 통해 폴더블용 유리로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5R은 갤럭시 폴드의 곡률 수준이다. 갤럭시 폴드가 화웨이, 로욜 등 중국 업체의 폴더블 스마트폰보다 앞섰다는 평가는 이 같이 더 많이 접히도록 구현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단순히 구부러지는 것이 아닌 ‘접히는 것’의 기준을 1.5R로 규정하기도 한다.

그간 UTG에서 1.5R 곡률을 구현하는 것은 1~2년내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유리는 접거나 응력이 균일하게 주어지지 않을 경우 깨지는 특성을 갖는다. 너무 얇게 만들면 플라스틱 소재와 마찬가지로 주름이 생긴다. 그러나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해 삼성전자가 UTG 소재 커버윈도우 채용으로 무게가 더 기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1.5R 곡률을 확보한 유리 커버 윈도우 양산에 성공할 경우 향후 삼성은 물론, 애플, 중국 업체들 모두 UTG를 채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고급감이나 심미감이 플라스틱 소재보다 좋기 때문에 다 따라오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기존 투명PI 기술 진영에선 향후 폴더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유리 기판과 플라스틱 소재 기판을 모두 사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직까지 두 소재의 장단점이 뚜렷하다는 주장이다. 국내에선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등이 투명PI 양산을 준비 중이다. 지난 3일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일본의 FPI 관련 수출 규제가 현실화돼도 이미 양산 체제를 갖추고 있어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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