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출 6조원' 공룡에 맞서 전열 정비하는 국내 이커머스업체들
'가격 만드는' 위메프, 100원샵까지 선보이며 특가 마케팅 총력···11번가는 '검색'에 집중

위메프가 2일 문 연 '100원특가샵'(왼쪽)과 11번가 모바일앱 검색 서비스(오른쪽). /사진=각 사
위메프가 2일 문 연 '100원특가샵'(왼쪽)과 11번가 모바일앱 검색 서비스(오른쪽). /사진=각 사

100조원대 규모로 커진 국내 이커머스시장이 쿠팡과 비(非)쿠팡으로 양분되는 모습이다. 올해 매출 6조원을 찍을 것으로 보이는 쿠팡을 견제하기 위해 경쟁사들도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3일 위메프는 영세·중소 파트너사 비용 절감 혜택과 소비자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통신판매중개자(이하 중개자) 지위를 획득해 업태를 전환한다고 밝혔다. 위메프는 다음달 5일 중개자 전환에 앞서 파트너사들에게 이를 공지하고 변경된 약관에 대한 동의 절차를 시작한다.

위메프는 이전부터 통신판매중개자로의 업태 전환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개자는 통신판매업자(이하 판매업자)와 달리 법적으로 판매 책임을 지지 않는다. 단순히 상품 매매를 중개하는 지위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품질·배송·반품 책임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통신판매업자보다 사업 부담을 덜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업태를 전환하면 입점 사업자들의 수수료가 경감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올해 초 정부는 온라인쇼핑몰에 대해 입점 상공인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를 절감해주는 정책을 내놨다. 이 정책에 따르면 중개자 플랫폼에 입점한 영세상공인(연매출 3억원 이하)은 0.8%의 수수료만 부담하면 된다. 중소상공인(연매출 3억원 초과 5억원 이하) 수수료 부담도 1.3%로 줄어들었다.

이로써 수수료 부담을 덜고 싶은 판매업자들이 위메프에 입점할 가능성이 커졌다. 업태 전환 이전부터 오픈마켓 형태로 운영되던 위메프의 경쟁력은 결국 가격과 취급 상품 가짓수에서 나온다. 더 많은 판매자가 입점할수록 위메프의 취급 상품수는 늘어나게 된다. 직매입하는 쿠팡이 물류센터를 짓고 SKU 확대에 집중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 직매입 상품을 줄여 나가겠다고 한 위메프 입장에서 '판매자 영입'이 중요한 이유다.

위메프는 지난 2일 100원샵도 열었다. 가격 공세를 더욱 강화한 것이다. 새로 론칭한 '100원 특가샵'에서 위메프는 라면 5봉지, 참치 1캔, 면봉 400개 등을 100원에 판매한다. '타사와의 가격비교를 무의미하게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신규 회원만을 위한 혜택이나 선착순으로 소량 판매하는 이벤트와는 다르게 재고 소진까지 계속 구매가 가능하다. '미끼 상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11번가도 회사의 정체성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11번가는 모바일앱 검색 결과에 고객들이 쇼핑을 할 때 필요로 하는 핵심 정보들을 담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11번가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예를 들어 11번가 모바일앱에서 ’캠핑의자’를 검색하면 검색 결과 화면에서 종류별 캠핑의자에 대한 전문용어 설명, 구매 시 유의사항, 구매 팁 등 구매에 필요한 정보를 매거진이나 블로그를 보는 것 같은 형태로 제공한다. 추천상품을 누르면 해당 상품을 주로 어떤 연령대∙성별의 고객이 구매했는지, 다른 고객들의 리뷰 평점은 어떤지를 보여준다. 또 11번가 내 입점 업체들의 판매가격을 낮은 순으로 보여줘 최저가 구매까지 바로 할 수 있다.

하반기 중에는 해당 콘텐츠만 따로 모아서 볼 수 있는 별도 코너를 신설하고, 올해 안에 쇼핑 검색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1000여 개 키워드에 대한 콘텐츠도 제공하는 등 서비스를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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