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허가 나면 공공기여 사업 집행 가능
이르면 내달 말 공공기여 사업 설계업체 발주 예정
올림픽대로 지하화·탄천 보행교·워터파크 조성 등 잠실에 안착할 개발 호재 수두룩

현대차 GBC 공공기여 사업 내용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현대차 GBC 공공기여 사업 내용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현대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이하 GBC) 건축허가가 임박하자 잠실 일대 부동산 시장까지도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다. 현대차가 약속했던 공공기여 사업의 상당수가 잠실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내용이기 때문이다. 절차상 건축허가가 떨어지면 공공기여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3일 서울시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는 도시건축위원회에서 지난달 23일 가결된 현대차 GBC 관련 도시관리계획(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 및 현대자동차부지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 변경안을 나흘 뒤인 지난달 27일 고시했다. 고시를 거쳐 늦어도 다음달 말까지는 건축허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공공기여 사업을 담당하는 서울시 관계부서도 분주해진 모습이다. 건축허가와 함께 공공기여 사업 진행 절차를 밟아야 해서다. 현대차로썬 용도지역 변경으로 얻게 된 이익의 일부를 공공에 기여할 의무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은 시가 현대차로부터 위탁받아 설계업체 발주 및 선정을 하고, 비용지급이 발생할 시점에는 바로 현대차가 지불하는 형태로 현대차와 협의를 마친 상태다. 시 관계자는 “기본계획은 끝냈다.  머지 않아 공공기여 사업 설계 업체 선정 발주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법상 공공기여 사업은 지구단위계획 구역 내에 우선적으로 하도록 돼있다. GBC 건립 사업으로 인한 지구단위구역에는 사업장이 속해있는 자치구인 강남구와 함께 송파구도 포함돼 있다. 강남구의 대표적 공공기여 사업은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이다. 영동대로 지하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C노선 등 5개 광역·지역철도를 탈 수 있는 통합역사와 버스 환승정류장, 공공·상업시설을 갖춘 복합환승센터를 연면적 16만㎡ 규모로 조성하는 내용이다. 지상엔 폭 70m, 길이 250m의 광장이 생긴다. 서울시는 올해 말 공사를 시작해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인데, 여기에 현대차가 부담하는 공공 기여금 6000억 원이 투입된다. 공공기여 사업 가운데 가장 대표적 내용으로 꼽히며 세간에 많이 알려지면서 삼성동 부동산 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이 외 사업은 잠실 일대에 호재로 작용할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대표적인 게 국제교류복합지구 관련 내용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현재 코엑스부터 잠실운동장 일대를 전시, 스포츠, 문화 등 국제 비지니스 공간인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지정하고 조성 중인데, 공공기여금을 통해 해당 지구 내 도로개선, 지역교통 개선, 보행축을 정비하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탄천을 기준으로 삼성동과 잠실동이 사실상 단절돼 있었는데 공공기여 사업을 통해 탄천 보행교까지 신설하고 나면 동일 생활권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뿐만 아니라 시는 현대차 공공기여금을 통해 잠실 주경기장도 리모델링한다. 리모델링은 관중석 수는 7만 석에서 5만 석으로 줄이고 시민들이 스포츠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여가공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이밖에 탄천 일대에 워터파크와 같은 친수공간도 새로 만들 예정이다. 올림픽대로는 지하화하고 상부는 공원으로 조성한다. 기존에 없던 문화‧체육시설이 대폭 늘어나는 것인데 여기에만 약 5000억 원 안팎으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GBC 건립과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은 언론 및 부동산 업계에 대형 호재로 알려지며 해당일대를 들썩이게 했지만, 이외 내용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편이었다. 그러나 조만간 날 건축허가와 함께 공공기여 사업이 설계업체 선정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진행되면 잠실 일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에서는 특정 지역에만 사업내용이 편중된 게 아닌 만큼 큰 영향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시 관계자는 “자치구, 전문가, 국토부와의 관련 TF구성 및 수차례 협의를 통해 특정 자치구에 편중됨 없이 사업 내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공기여 개발 사업이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달아오르는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필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송파구 개발 내용은 그동안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되면 해당일대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