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의 열고 닫히는 시간을 제어···세계 최초 개발
기존보다 연비 5% 향상, 배기가스 12% 감축···향후 대형 차종 탑재 여부는 검토해야
차량 중량 6kg 무거워지고, 약간의 소음 생길수도···차량 가격 변동은 “확정 사항 없어”

현대·기아자동차가 새로운 엔진 밸브 기술을 통해 기존보다 5% 이상의 연비 향상, 12% 이상의 배기가스를 감축한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번 기술은 하반기 신형 쏘나타 터보 모델을 시작으로 양산차에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3일 고양시에 위치한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미디어 설명회를 갖고 새로운 엔진 밸브 기술인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에 대해 소개했다.

차량 후면부에 있는 VVT, CVVL 등은 차량 엔진 밸브와 관련된 기술이다. /사진=최창원 기자
차량 후면부에 있는 VVT, CVVL 등은 차량 엔진 밸브와 관련된 기술이다. / 사진=최창원 기자

생소한 기술인 CVVD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봐왔던 문구와도 관련 있다. 자동차 후면부 엠블럼을 보면 VVT, CVVL 이라고 적힌 문구를 볼 수 있다. 이 같은 이전 엔진 밸브 기술들의 약점을 개선한 것이 CVVD이다.

이전 기술들과의 차이는 밸브의 열고 닫히는 시간을 제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전 VVT와 CVVT, CVVL 등은 밸브가 빨리 열리면 닫히는 시간도 빨랐다. 밸브가 늦게 열리면 밸브의 닫힘 시간도 늦춰졌다. 한 마디로 열려 있는 시간은 고정됐다.

CVVD 아이디어를 최초 제안한 하경표 가솔린엔진2리서치랩 연구위원은 “열고 싶을 때 열고, 닫고 싶을 때 닫을 수 있는 밸브 기구를 만들고 싶었다”면서 “CVVT가 밸브가 열리는 시점을 조절하고, CVVL이 밸브가 열리는 양을 조절했다면, CVVD는 밸브의 열리는 기간을 조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밸브가 열려있는 시간을 제어할 수 있게 되면서 연비와 주행 성능의 향상, 그리고 배기가스 배출 절감이 가능하게 됐다.

새로운 엔진 밸브 기술로 연비가 5% 향상됐다. /사진=최창원 기자
새로운 엔진 밸브 기술로 연비가 5% 향상됐다. / 사진=최창원 기자

하경표 연구위원에 따르면 CVVD 적용으로 기존보다 주행 성능은 4% 상승됐고, 연비는 5% 향상됐다. 반면 배기가스는 12% 저감했다. 하 연구위원은 향후 배기 밸브에서도 차세대 기술이 적용되면 배기가스를 최대 51%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비를 5% 개선하기 위해서 30여년의 기간이 소요된 셈이다. 본격적인 밸브 기술 개발에 도입한 1885년 이후 CVVT 기술 개발로 연비가 5%가량 개선됐다. 그러곤 30여년 뒤인 2019년에야 CVVD의 개발로 연비 효율성을 5% 더 향상시킨 것이다.

이번 CVVD 기술이 최초 적용된 스마트스트림 G1.6 T-GDi 엔진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쏘나타 터보에 최초 탑재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새로운 쏘나타 터보에 해당 엔진이 적용되면 기존 차량 대비 약 10% 정도 개선된 공인연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경소형 차량을 중심으로 중형 스포티지, 투싼 등에 해당 엔진을 적용할 예정이다.

하경표 연구위원이 새로운 엔진 밸브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하경표 연구위원이 새로운 엔진 밸브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대형급 이상에 확대 적용하는 것은 계획만 갖고 있는 상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처음부터 전 기종에 확대 적용은 어렵다”면서 “소배기량 차량에 먼저 적용한 후 향후 확대할 계획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면 차량의 중량이 6kg 정도 늘어나고, 약간의 소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기아차는 소음 방지를 위해 별도 장치를 탑재할 계획도 검토 중이다.

새로운 기술 탑재로 인한 차량 가격 변동을 묻는 질문에 현대·기아차는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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