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손정의-문 대통령 접견··혁신성장 정책 관련 얘기 나올 듯
쿠팡 향후 행보에도 업계 관심···'추가 투자' vs '아마존 아시아 거점'

/그래픽=이다인
/ 그래픽=이다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4일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는 가운데 향후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과 손 회장은 혁신성장,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얘기를 나눌 것으로 알려졌지만 손 회장의 의중에 따라 운명이 갈리는 쿠팡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4일 청와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접견한다. 이번 접견은 손 회장 측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졌다.

손 회장은 재일교포 3세로 지난 1981년 24세의 나이로 소프트웨어 유통업체 소프트뱅크를 창업했다. 투자업계에 큰 손으로 떠오른 손 회장은 2011년 우리나라의 전력망을 중국, 러시아, 일본과 연결하는 '동북아 슈퍼그리드' 사업을 발표한 바 있다.

손 회장은 PC와 유무선 인터넷의 가능성을 보고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을 키운다. 중국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닷컴, 인맥관리(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런런(人人)' 등에 주요 투자로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에 투자했다. 손 회장은 지난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를 투자했다. 지난해의 경우 3년 전 10억달러를 투자했을 당시보다 시장상황이 더욱 나빠졌고 쿠팡의 누적 영업적자가 1조8000억원 달한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져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손 회장의 투자에는 나름의 원칙이 있다. 단지를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지분을 인수하는 것이 아닌 비전과 철학을 공유하는 동지적 결합을 중요시한다. 보통 20~40%의 지분만 인수하고 각 경영진이 독립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도록 한다.

업계는 이번 접견에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혁신성장 정책에 대한 얘기들이 오갈 것으로 전망한다. 문 대통령이 글로벌 기업인을 개별적으로 만난 사례가 취임 후 단 한 건(트위터 공동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잭 도시)에 불과하기 때문에 손 회장과의 접견이 바라보는 무게감은 사뭇 다르다.

일각에서는 향후 쿠팡의 미래를 두 갈래로 예상한다. 하나는 동종업계 인수·합병을 통한 시장 독식과 다른 하나는 아마존의 아시아 거점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손 회장의 그간 투자 행보를 볼 때 쿠팡을 시장의 최상위 포식자로 만들기 위한 추가적인 투자집행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 적자가 크고 향후 시장점유율 확대가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아마존의 아시아 오프라인 물류망 역할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실제 현재 쿠팡의 로켓배송 가능 물품 수는 511만개로,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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