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 6년 만에 첫 하락세···전세시장, 입주물량 증가로 안정세 지속

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6년 만에 첫 하락을 기록했다. / 자료=KB부동산 리브온
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6년 만에 첫 하락을 기록했다. / 자료=KB부동산 리브온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침체 국면을 맞이한 가운데 서울에서는 집값 상승 폭이 높았던 강남권이 강북권에 비해 가격 하락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방·광역시는 공급물량 증가와 가격 급등에 따른 조정으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전국 아파트값 6년 만에 첫 하락···서울, 강남권 낙폭 더 크게 나타나

2일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반기 동안 0.95% 하락했다. 이는 2013년 상반기(-0.23%) 이후 6년 만에 첫 하락이다. 아파트 매매시장은 거래활성화를 위한 2013년 4·1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회복기가 시작되면서 지난해까지 상승장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9·13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0.57%)과 5대광역시(-0.56%)의 집값은 약세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0.56% 떨어졌다. 낙폭 수준은 하락세가 멈춘 2013년 하반기(-0.43%)보다 0.13%p 컸다. 서울은 재건축 규제 영향으로 강남4구가 위치한 한강이남권 아파트값이 0.80% 떨어졌으며, 한강이북은 0.28% 하락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낮았다.

서울에서는 강남구(2.09%)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그 뒤를 이어 강동구(-1.58%), 송파구(-1.09%), 서초구(-0.83%) 지역이 하락했다. 갭투자 수요가 몰렸던 성북구(-1.19%)는 강동구 다음으로 하락폭이 컸다. 반면 실수요자 시장인 서대문구(0.28%), 금천구(0.17%)는 소폭 올랐다. 이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값은 3~5월 강남권의 급매물이 거래되면서 낙폭이 점차 줄어들다 6월 17일 기준 27주 만에 0.01% 상승했다.

경기도는 대규모 아파트 입주물량이 집중된 남부권 지역에서 집값 하락폭이 컸다. 평택(-3.76%), 안성(-3.09%), 오산(-1.86%), 안산(-1.56%) 등이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 경기도 집값 상승을 견인하며 10% 이상 올랐던 광명(-1.43%)와 성남 분당구(-1.16%) 역시 하락 전환됐다. 반면 구리(1.19%)와 남양주(0.42%)는 지하철 8호선 연장 별내선(2023년 완공 예정)과 서울~세종 고속도로(2022년 완공 예정) 개발 사업에 따른 서울과의 접근성 개선 기대감으로 소폭 상승했다.

◇지방 양극화 두드려져 ‘대·대·광’은 선방···전세시장, 입주물량 증가로 안정세 지속

5대광역시와 지방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역별로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5대광역시는 2009년 상반기(-0.03%) 이후 10년 만에 0.56% 떨어진 가운데 대·대·광으로 불리는 대전(1.26%), 대구(0.30%), 광주(0.32%)는 상승했다.

조선산업 쇠퇴 등으로 지역 경기가 어려운 울산(-4.11%)은 17개 지자체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부산도 1.29% 떨어졌다. 기타지방은 2.15% 하락해 2016년 상반기 이후 낙폭이 가장 컸다. 경북(-3.12%), 충북(-2.57%), 경남(-2.49%), 강원(-2.35%), 전북(-2.33%) 지역 등은 2% 이상 떨어졌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2018년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1.15% 하락해 낙폭이 컸다. 하반기에도 전셋값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한 강동구(-3.99%)와 강남구(-2.80%) 지역의 전셋값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강남구는 개포동 재건축 아파트인 디에이치아너힐즈, 래미안블레스티지 등 3277가구, 강동구는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4932가구 등 1만1000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경기지역 역시 입주가 이어진 의왕(-4.28), 안양 동안구(-2.87%), 평택(-2.82%), 안양(-2.22%) 지역에서 전셋값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지방에서는 매매가격 하락률 상위 지역인 울산(-4.38%), 경북(-2.43%), 강원(-2.31%), 경남(-2.12%) 지역의 전셋값 하락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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