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553억원 기록하며 올해 목표치 달성···‘포스코·대림·GS’ 뒤 바짝
갈 길 바쁜 ‘대우건설’, 수주실적 1건에 그쳐

정부의 규제로 정비사업 수주 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일감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실적 목표를 채우기 위해 일반 정비사업 뿐만 아니라 소규모 재건축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만 놓고 보면 현대건설이 수주액 1조원을 돌파하며 압도적인 수주실적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포스코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이 뒤 쫓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전통적인 수주전 강자인 대우건설은 올해 들어 수주 1건에 그치며 지난해 동기보다 더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건설, 수주액 3개월 만에 1조원 늘려···‘포스코·대림·GS’ 뒤 바짝

2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말까지 6곳의 정비사업장에서 총 1조5553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는 1분기 5000억원의 수주실적을 올린 뒤, 3개월 새 1조원을 더 벌어들인 것이다. 덕분에 올해 정비사업 수주 목표액인 1조3000억원도 달성하게 됐다. 현대건설은 정비사업장 규모를 가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뛰어들며 단기간에 실적을 끌어올렸다.

현대건설은 올 1월 경기 과천 ‘주암장군마을’ 재개발(2750억원)을 시작으로 서울 대치동 ‘구마을 제3지구’ 재건축(1171억원), 서울 등촌동 ‘등촌 1구역’ 재건축(1242억원), 경기 평택 합정주공 835번지 일대 재건축(3759억원) 등 수도권 주요지역에서 시공권을 따냈다. 아울러 대구 ‘78태평상가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1090억원)을 수주하며 그동안 참여하지 않았던 소규모 재건축 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지난달 30일에는 인천 재개발 대어로 불리는 인천 ‘화수화평’ 재개발(5541억원)을 수주했다.

실적 2위인 포스코건설은 선두자리를 현대건설에 내줬지만 9937억원에 달하는 실적으로 신규 수주액 1조원 달성을 목전에 뒀다. ▲대구 서구 중리지구 재건축(3168억원)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1405억원) ▲제주 이도주공 1단지 재건축(2300억원) ▲강원 춘천시 ‘소양촉진 2구역’ 재건축(1950억원) 등을 수주했다. 특히 포스코건설은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잠원훼미리아파트’ 리모델링(1114억원)도 따내며 사업영역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지난해 정비사업 실적 1위였던 대림산업은 8850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포스코건설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 3월 인천 ‘신촌구역’ 재개발로 올해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한 뒤 ▲서울 ‘신당8구역’ 재개발(3083억원) ▲서울 ‘천호3구역’ 재건축(1205억원) ▲대전 ‘삼성4구역’ 재개발(2857억원) 등에서 잇따라 시공권을 따냈다.

GS건설은 수주실적이 잠시 정체돼 있는 모습이다. 올 2월부터 4월까지 ▲서울 ‘봉천 4-1-3구역’ 재개발(2065억원) ▲대전 ‘대사동 1구역’ 재개발(2276억원)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2749억원)을 따낸 이후 신규 수주가 없었다. 수주실적은 지난해 동기(9187억원) 대비 2000억원 가량 낮아진 7090억원을 기록하며 4위에 자리했다.

◇대우건설, 상반기 동안 올해 수주 목표치 16% 채워

상위 4개 건설사를 제외한 나머지 건설사들은 수주액이 5000억원을 밑돌고 있다. 롯데건설은 3919억원으로 5위를 기록했고 대우건설(3231억원), SK건설(3101억원), 현대산업개발(2066억원), 현대엔지니어링(946억원) 순으로 수주액이 많았다. 삼성물산은 올해도 정비사업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실적이 없었다.

이 중 정비사업 시장에서 전통 강자로 불리며 시공능력평가(2018년 기준) 4위인 대우건설은 수주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다. 올해 수주 목표액을 2조원으로 잡았지만 달성률은 16%에 불과하다. 1분기까지 수주가 전무했던 대우건설은 지난 4월 서울 ‘장위6구역’ 재개발 사업(3231억원)을 따내며 올해 첫 마수걸이 수주에 겨우 성공했다. 지난해 동기 수주액인 5259억원에는 크게 못 미치는 규모다.

또 대우건설은 상반기 수주가 유력했던 서울 ‘고척4구역’ 재개발(1800억원) 시공사 선정이 연기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경쟁사인 현대엔지니어링보다 6표 가량 앞선 투표수를 기록하며 시공사에 선정되는 듯 했다. 하지만 조합원 투표 과반부족으로 시공사 선정이 최종 부결되면서, 시공사 선정은 재투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표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던 만큼 대우건설은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마음을 졸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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