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동안 7월 코스피 상승폭 다른 달보다 작아
미국 연준 움직임, 미·중 무역분쟁, 국내 기업 실적 회복 추이 등 살펴봐야

국내 증시가 여름 휴가 시즌인 7월을 맞은 가운데 서머랠리(summer rally)가 나타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 그래프=시사저널e.
국내 증시에 이른바 서머랠리(summer rally)가 나타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 그래프=시사저널e.

국내 증시가 여름 휴가 시즌인 7월을 맞은 가운데 서머랠리(summer rally)가 나타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년간 국내 증시는 서머랠리에 대한 기대가 무색할 만큼 7월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 왔다. 전문가들은 올해 서머랠리가 나오기 위해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미·중 무역협상 재개, 국내 기업들의 이익 성장 등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지난 6월초 반등한 이후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5월 29일 2023.32까지 내렸던 코스피는 6월 들어서 2100선을 회복했지만 2200선을 넘어서는 데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되레 지난달 말 이후 하락 반전하며 700선을 내줬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머랠리가 이뤄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머랠리는 매년 여름인 6~7월 펀드매니저들이 휴가를 앞둔 시기에 주식을 사놓고 떠나면서 증시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휴가 시즌이 7~8월인 점에서 주로 7월을 서머랠리가 나타나는 달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 최근 10년을 기준으로는 서머랠리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10년 동안 코스피는 7월 평균적으로 2.6% 상승했다. 이는 3월(3.8%)과 4월(2.8%)이어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의 경우 7월 평균 상승률이 2.5%로 다른 달과 비교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최근 2년 동안 국내 증시는 서머랠리와는 거리가 다소 먼 모습이었다. 코스피는 2016년 7월 3.1% 상승하며 서머랠리를 증명했지만 2017년과 2018년 각각 0.5%, -1.3%의 변동폭을 보이면서 부진했다. 2017년에는 5월에 6.4%로 가장 크게 올랐고, 2018년에는 11월 4.1%가 가장 큰 상승폭이었다. 이는 이 시기에 계절적인 요인보다는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나 거시적인 경제의 부정적인 모습이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7월에 다시금 서머랠리의 모습이 나타나기 위해선 대외적인 환경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우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가 투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경기 하강에 대한 보험 차원에서 올해 기준금리 인상 대신 인하 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시기나 횟수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만일 연준이 금리 인하를 강력히 시사하고 이달 말 금리를 인하할 경우 국내 증시도 힘을 받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양상이 어떻게 변할지도 주목해야 할 요인이다. 두 나라의 무역협상 과정에 따라 금융시장이 요동쳤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두 나라의 무역협상이 어그러지고 무역전쟁 확대 가능성이 커지자 국내외 증시가 큰 폭으로 출렁였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일본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하면서 지난 1일(현지 시각) 미국 S&P500이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훈풍이 불었다. 

대내적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이익 회복 여부가 주목된다. 현재는 국내 수출 경기 부진으로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큰 폭으로 낮아진 상태다. 실제 코스피 기업들의 지난해 순이익은 139조원으로 전년 대비 9조원 넘게 감소했다. 올해는 순이익이 1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대로라면 지난해와 비교해 20조원 가까이 줄어든 수치가 된다. 이미 국내 수출은 지난 6월 기준 7개월 연속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한 상태다.

한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는 “결국 국내 증시가 좋아지기 위해선 미국과 중국의 상황과 국내 기업의 실적이 개선돼야 한다”며 “드라마틱한 반전이 나오기는 쉽지 않겠지만 미 연준의 스탠스 변화와 미중 무역분쟁 타결 가능성이 커져 그나마 최근 분위기보다는 하반기가 더 좋을 것으로 점쳐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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